증권사들의 자산건전성이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보다 위험하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만기가 연장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건전성 지표에 반영되지 않은 실질적인 리스크를 감안할 시 최종적인 손실 규모는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6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25개 증권사의 국내외 부동산금융 위험노출액(익스포져)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약 47조6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증권사들의 부동산 관련 영업이 전무한 수준이었음에도 지난해 3월 말(47조9000억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모습이다. 부동산시장의 회복세가 지연됨에 따라 부동산 PF 만기가 연장되는 등 기존 투자분의 익스포져가 여전히 회수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건전성지표 기준상으로 집계했을 때, 증권사 부동산 익스포져의 건전성이 크게 저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관련 리스크를 모두 고려할 시 최종손실 규모는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예리 나신평 선임연구원은 "현재 증권사의 자산건전성 지표는 상당한 착시효과가 반영됐다"면서 "부동산 금융 익스포져 상당부분이 만기연장되고 있으며, 펀드 등 형태의 투자는 건전성 지표에 포함되지 않는 실질적인 요인을 감안할 시 손실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만기도래 예정이었던 국내 PF 익스포져 5조2000억원 중 약 73%(브릿지론 약 80%, 본PF약 56%)가 만기연장 된 것으로 파악됐다. 브릿지론 대부분이 본 PF로 전환되지 못하고 만기연장됐다.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의 경우에도 관련 시장 위축이 지속됨에 따라 올해 상반기 만기도래 예정이었던 2조6000억원 중 약 90%가 만기연장됐다.
이 연구원은 "현재까지의 증권사 부동산 익스포져 최종 손실발생사례 등을 검토한 결과, 대부분 기중 평가손익·대손적립액과 달리 익스포져 회수가 발생하는 만기 시점에 대규모 손실을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재 자산건전성 지표, 충당금 적립 수준, 평가손실 인식 등에 비해 만기 시 실제 증권사가 부담해야 하는 손실이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잠재부실가능 여신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요주의이하여신을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한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내년에 터질 리스크가 다수 존재하지만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라며 "국내 부동산 PF도 정부 지원금을 받고 있고, 해외 부동산 PF도 선순위에서 담보권을 먼저 처분하는 등의 리스크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부동산 PF의 경우, 선순위부터 중순위, 후순위가 존재하는데 시장이 어려워지면 중후순위 및 지분투자자는 손실을 보는 사례가 많다.
특히 초대형사의 경우 부동산을 제외하더라도 경상적으로 창출하는 수익규모가 많아 손실을 충당할 여력이 충분하지만, 중소형사와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외형을 확대해온 대형사는 상대적으로 감내가능한 손실규모가 적다고 평가됐다. 대형사는 연간 국내 11개 혹은 해외 5개 이상의 사업장이 전액 손상처리될 경우, 중소형사는 연간 5개 이상의 국내 사업장이 전액 손상처리될 경우 적자전환될 수 있어 손실인식 이연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부동산 PF 부실 리크스가 커질 시 자본시장으로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도 높다. 이효섭 자본시장 연구원은 "부동산 PF가 돌지 않으면 유동화증권(ABCP) 발행이 안 되기 때문에 채권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해야 되는데, 자금 조달이 안 되면 금리가 올라가게 된다"며 "결국에는 부동산 PF 부실화가 채권시장 금리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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