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에서 연 4%대 정기예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예금금리의 준거금리가 되는 은행채 금리가 상승한 영향이다. 앞으로 3개월간 만기가 도래하는 정기예금의 규모도 118조에 달할 전망이어서 하반기 은행들의 자금유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정기예금(12개월) 상품 중 우대금리를 포함해 금리가 4%를 넘는 상품은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정기예금(4.10%)과 DGB대구은행의 DGB함께예금(4.05%), 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4.02%), BNK부산은행의 더(The)특판 정기예금(4.00%), DGB대구은행의 IM스마트예금(4.00%) 등 총 5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우대금리를 포함하지 않은 정기예금도 금리가 3% 후반대에 머물렀다.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중 우대금리를 포함하지 않고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3.83%)이었으며, 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3.75%)이 뒤를 이었다. 두 달 전까지만해도 연 3.47%~3.73%이던 금리가 최대 1.0%포인트(p) 상승한 영향이다.
◆ 연 4% 정기예금, 은행채 금리 영향
정기예금의 금리가 상승한 배경은 예금금리의 준거금리가 되는 은행채(AAA·무보증) 1년물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5일 은행채 1년물 금리는 3.87%로 전달(3.78%) 대비 상승했다.
은행채 금리가 상승하는 이유는 미국 국고채 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기준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는 4.268%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미국 국고채 금리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상승한 뒤 지난 8월에는 11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 국채금리가 한국 은행채 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예대율 한도 규제가 정상화된 점도 금리인상을 부추겼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자금공급을 늘리기 위해 은행의 예대율 한도규제를 100%에서 105%로 완화했다. 예대율이란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예금잔액과 은행이 빌려준 대출금 전액의 비율을 말한다. 기존에는 예금보다 대출금 비중이 많아도 됐지만, 지난 7월부터 100%로 정상화되면서 예금비중을 늘리기 위해 금리를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 3개월간 정기예금 만기도래 118조원
일각에서는 앞으로 3개월(9~11월)간 은행의 자금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며 가입한 정기예금의 만기시기가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11월 증가한 예금은행·상호저축은행 정기예금은 117조5687억원이다. 전년도 같은기간 수신증가액이 29조8748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4배 가까운 수준이다.
현재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점 또한 정기예금 수요가 증가할 수 있는 요소다.
지난 4일기준 증시 주변자금은 434조5728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61조5460억원 늘었다. 그중 자산관리계좌(CMA)와 수시입출금상품인 MMF의 잔고는 각각 13조6621억원, 26조7715억 원 증가했다. 전체 증가액의 65.6%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자금이 정기예금으로 몰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금리 상승으로 4%대 정기예금 상품은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현재 금리인상 시기가 막바지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어 이전처럼 출혈 경쟁으로 치닫는 고금리 경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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