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추석 명절을 맞아 협력사는 물론 우리나라 내수를 살리기 위한 전사적인 작전을 시작한다. 수산물 소비와 국내 여행을 권장하며 맞춤형 전략도 마련했다.

삼성은 11개 계열사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 물품대금 1조4000억원을 조기 지급키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그 뿐 아니다. 경기 침체를 극복하는데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추석 명절 장터를 확대 운영하고 임직원에 국내 여행을 권장하는 등 내수경기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제시하며 이재용 회장 '동행' 비전도 이어가기로 했다.

삼성은 이재용 회장은 물론 임직원들도 기부와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왔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직원 간담회에서 봉사가 어려운 대신 익명으로 기부를 많이 하려고 한다며 오랜 비밀 선행 사실을 처음 밝힌 바 있다. 임직원들 중에서도 다수가 1억원 이상 기부자 모임 '아너스 클럽'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있다. 임직원들도 '기부 약정'과 '매칭 그랜트' 제도를 통해 꾸준히 기부하고 재능기부에도 참여하며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했다.

◆ 이재용 '동행 비전' 실천

올해 물품 대금 조기 지급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제일기획▲삼성웰스토리 등이다. 당초 지급일보다 최대 10일 앞당길 예정이다.

이미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2011년부터 물품 대금을 매달 4번씩 현금으로 지급해왔다. 삼성전기와 삼성SDI 등 역시 매달 3~8차례씩 물품 대금을 지급하며 협력사 유동성 확보를 지원해왔다.

삼성이 오랜 기간 협력사 대금을 빠르게 지원해온 이유는 협력사 경쟁력이 곧 회사 경쟁력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재용 회장도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동행 비전을 강조하며 실적 부진을 겪더라도 협력사 지원 만큼은 꾸준히 지속해왔다.

그 밖에도 삼성은 3조4000억원 규모 상생 및 물대 펀드를 운영하고, 우수 협력사에 연간 1000억원 규모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두고 있다. 납품 단가 연동제와 스마트 공장 전환 지원 등도 시행 중이다.

◆ 나눔도 '핀셋' 전략

삼성은 명절마다 진행하던 임직원 대상 장터도 이번에는 더욱 규모를 확대하며 내수 경기에도 힘을 보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17개 관계사가 참여하며 전사적 나눔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각 관계사 노사협의회도 자발적으로 홍보 활동에 참여했다.

장터 운영 기간을 2~3주에서 4주로 확대했다. 11일부터 10월 6일까지다. 이를 통해 임직원이 전국 특산품을 여유롭게 구매하고, 지역 사회에서도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일부 계열사는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 장터도 추가로 마련한다.

판매 품목도 관계사 자매마을에서 나오는 특산품과 스마트공장 지원 중소기업 생산 제품, 기타 국내 농수산품 등이다. 임직원들이 좋은 물건을 사면서 상생에도 동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해는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어민들을 위해 수산물 품목을 대폭 확대했다. 어패류와 가공식품 등을 당초 계획보다 3배나 많은 400여종을 판매하며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한 사회적 노력에 동참키로 했다.

아울러 삼성은 여느때보다 긴 연휴에도 해외 대신 국내 여행을 권장하는 캠페인을 진행하며 국내 소비진작 및 지역 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태자는 목소리도 낸다.

명절을 전후로 국내 전 사업장에 국내 여행을 권장하는 현수막을 게재하고, 이메일과 사내 게시판에도 여행 명소와 지역 행사, 전국 휴양시설 등 국내 여행 관련 유용한 정보를 풍성하게 제공할 예정이다. 부서별 회식이나 간담회도 가급적 사업장 인근 여행 명소나 지역 맛집을 권장한다. 유명 여행작가와 유튜버 초빙 특강, 지역별 맛집 지도 제작 등 임직원 참여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