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증가...신용평가 데이터 확대
올해 들어 인터넷전문은행의 연체율이 급상승 중이다. 고금리 여파가 지속되며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중·저신용자를 중심으로 돈을 갚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다. 인터넷은행들은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고도화하고, 전세보증금담보대출 등 담보대출 비중을 늘리는 방법으로 연체율을 상쇄할 방침이다.
19일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이들 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1.20%로 집계됐다. 2021년 말 0.3% 수준이던 연체율이 지난 2년새 4배나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1.57%, 토스뱅크 1.58%, 카카오뱅크 0.77%를 나타냈다. 국내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 연체율이 6월말 0.62%로 1년 6개월간 2배가량 오른 것에 비하면, 연체율의 상승속도가 빠르다는 분석이다.
◆ 중저신용자 연체율 2년새 3배 늘어
인터넷은행의 연체율이 급증하는 배경에는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이들 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율은 8월말 기준 2.79%로 집계됐다. 2021년 말 0.82%이던 중·저신용자 연체율은 지난해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지난 6월말 기준 2.46%까지 뛰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눈에 띄게 연체율이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고금리로 중저신용자 중 다중채무자,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 은행의 연체율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은행의 설립취지에 따라 중·저신용 대출 비중 목표치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말까지 카카오뱅크는 가계신용대출 중 중· 저신용자 대출비중(잔액 기준)을 30%, 케이뱅크는 32%, 토스뱅크는 44%까지 확대해야 한다.
현재 중저신용자 대출비중은 카카오뱅크 28.4%, 케이뱅크 25.4%, 토스뱅크 35.6%로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 담보대출 비중 확대
인터넷은행들은 연체율을 낮추기 위한 방법으로 신용평가시스템(CSS)를 고도화하고 있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당장 신용점수가 높더라도, 상황에 따라 상환이 불가한 경우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기존 신용점수 외에도 통신 쇼핑, 도서구매, 운전이력 데이터 등을 시스템에 반영하고 있다"며 "매달 몇 권 이상 책을 읽는 사람들이 연체하는 비중이 낮은 통계 등 상환능력과 별개인 것 같은 데이터도 분석해보면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아 데이터 추가 범위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세보증금담보대출 등 담보대출 비중도 늘리는 추세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대출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신용대출을 늘리면 중저신용자 대출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연체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전월세보증금담보대출의 경우 주택금융공사(HF)나 SGI서울보증 등 보증기관이 보증서를 발급하고, 만기일시상환 방식으로 이용돼 연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 만기일시상환 방식은 만기전까지 이자만 내다가 만기일에 보증금을 갚는 방식이다. 차주가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더라도, 보증기관이 보증서 만큼 대출금을 돌려주기 때문에 위험이 적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는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비대면으로 대환하는 서비스를 출시하고, 이사를 하거나 전월세 보증금이 오를 때 비대면으로 대출을 갈아탈 수 있게 했다. 케이뱅크는 청년 전세대출 외 고정금리 전세대출 상품을 내놨다. 대출기간 금리가 고정돼 금리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고, 계획적으로 이자비용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토스뱅크는 이달 전월세보증금담보대출 가입시 보증금 반환보험 신청도 가능한 상품을 출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부채 급증 원인으로 지목돼 당분간 전월세보증금 등 담보대출 영역으로 여신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것"이라며 "신용대출보다 건전성 관리도 가능해 금리경쟁 등 편의성을 앞세워 인터넷은행들의 담보대출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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