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레베카' 10주년 기념 공연
뮤지컬 '레베카'가 올해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아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찾아왔다. 주요 배역에는 새로운 배우들을 합류시키며 색다른 기대감도 자극했다.
'레베카'는 영국의 대표 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의 소설을 원작으로, 1940년 알프레도 히치콕 감독의 영화로도 유명한 작품이다. 뮤지컬 '모차르트!', '엘리자벳'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와 극작가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으로, 유럽 뮤지컬의 레전드라 불리는 두 사람의 역작으로 불리고 있다. 한국에서도 2013년 초연 이후 이번 10주년 기념 공연까지 총 7번의 공연이 꾸준히 흥행 신화를 기록하면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테이, 이지수, 레드벨벳 웬디가 새로 합류해 주목된다. 이로써 이번 시즌에는 막심 드 윈터 역에 ▲류정한 ▲민영기 ▲에녹 ▲테이, 댄버스 부인 역에 ▲리사 ▲신영숙 ▲옥주현 ▲장은아, 나(I) 역에 ▲김보경 ▲웬디 ▲이지혜 ▲이지수 등이 출연한다.
테이는 영국 최상류층 신사인 막심 역에 걸맞은 캐스팅이었다. 막심은 부드러운 겉모습과 달리 폭풍우 같은 내면의 절망을 품고 있는 인물이다. 발라드 가수였던 보이스 특성이 차분함과 애절함을 넘나드는 역할에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특히 광기 어린 절망을 표현하는 '칼날같은 그 미소' 넘버 장면의 연기는 일품이었다. 2012년부터 10년을 넘게 뮤지컬에 얼굴을 비춘 경력직의 면모가 드러난 순간이다.
다만 웬디의 무대 장악력은 다소 아쉬웠다. 아이돌 중 손에 꼽히는 가창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I)'역을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없었지만 타 배우들과의 듀엣에서는 역량 차이가 드러났다. 특히 댄버스 부인과의 듀엣 장면들에서 폭발적인 성량을 자랑하는 장은아 배우의 볼륨에 압도되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탁월했던 캐스팅으로 보는 이유는 음색에 있다. 웬디가 가지고 있는 순수하고 맑은 이미지, 그와 어울리는 웬디만의 청량한 음색이 '나(I)'와 정확히 일치했다. 솔로 넘버였던 '행복을 병 속에 담는 법'은 실존하는 '나(I)'의 독백을 보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는 점에서 웬디의 '나(I)'를 볼 수 있었음에 후회가 없다. 뮤지컬 첫 도전이라는 점과 기존 무대에서 보여 줬던 가창 실력을 고려했을 때, 추후 뮤지컬 배우로의 성장력도 충분해 보인다.
뮤지컬 '레베카'의 무대 연출도 빼놓을 수 없는 명품 볼거리다. 호화스러운 호텔, 명성을 자랑하는 맨덜리 저택,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부터 따사로운 해변까지 다양한 장소가 표현됐지만 괴리감·기시감이 침투할 틈도 없이 관객들을 흡입했다. 등장 인물 '나(I)'가 그림을 그릴 때마다 그려지는 화자의 시야는 실제적인 장면과 '나(I)'의 상상 속 분위기까지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지난달 19일 개막한 이번 10주년 기념 공연의 전체 예매자는 이달 1일 5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2021년 여섯 번째 시즌에서 누적 관객 총 95만 명을 기록했던 만큼 이번 시즌을 통해 누적 관객 100만명을 돌파하게 된 것이다. 뮤지컬 '레베카'는 10주년 기념 공연에서 100만 관객 돌파의 영광까지 누리게 됐다. 이번 기념 공연의 감동은 11월 19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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