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거듭할수록 소비 트렌드와 시장 상황이 빠르게 변화하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유통·식품회사들이 혁신과 체질개선에 분주하다. 기존 사업 영역을 벗어나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지속가능 경영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유통기업으로 명실상부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롯데는 화학과 바이오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실제로도 지난 2년 동안 롯데그룹 내 화학분야 계열사의 관련 매출이 유통 부문의 실적을 넘어섰다는 점이 이를 방증해준다.
롯데그룹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84조8000억원이며 이중 화학 부문은 전체의 33.8%인 28조6594억원으로 나타났다. 유통 부문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21조6606억원으로 전체의 25.5%에 그쳤다.
롯데그룹의 화학 부문은 전지소재사업 및 수소암모니아 등 신사업 육성전략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유통회사에만 그치지 않고 새로운 시대에 맞게 변모하는 모습이다"라며 "국내 e커머스 시장이 포화상태여서 신규 진입이나 사업확장이 쉽지 않은 만큼 화학, 에너지 분야로 빠른 전환을 도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는 향후 바이오·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신사업 분야에 15조2000억원, 기존 사업 부문인 유통·식품·화학 분야에 21조8000억원을 각각 투자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소재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을 2050억원(1억6000만 달러)에 인수했으며, '2030 글로벌 톱10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비전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3개 메가 플랜트, 총 36만L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국내에 갖출 예정이다. 1개 플랜트 당 12만L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며,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 및 완제 의약품 시설도 추가한다.
그렇다고 기존 주력사업인 유통 분야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것도 아니다. 당장 오는 22일 베트남 하노이에 프리미엄 쇼핑몰인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그랜드 오픈한다. 식품 분야의 경우 기존 사업 밸류체인 고도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글로벌 사업 확장 및 푸드테크를 활용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롯데그룹은 기존 사업뿐 아니라 신규 사업에서도 성과를 거두는 이른바 '양손잡이(ambidextrous) 조직'으로 거듭 난다는 복안이다.
삼양식품그룹은 그룹과 지주사 CI를 '삼양라운드스퀘어'로 바꾸고 음식문화와 과학기술을 서로 융합해 새로운 식품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최근 진행한 비전선포식에서 삼양라운드스퀘어는 그룹의 새로운 방향성에 대한 이해를 전사적으로 공유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미래 먹거리 창출, 글로벌 체제를 가속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삼양스퀘어랩을 통해 생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개인 맞춤형 식품을 개발하고, 삼양라운드힐(전 삼양목장)에서는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해 예방의학적 관점에서 식품을 개발한다.
기존 베스트셀러 '불닭볶음면' 포트폴리오도 강화하고 해외 수출 확대에도 사활을 건다. 지난해 삼양식품의 영업이익률은 식품업계 평균을 웃도는 10%로, 2018년부터 5년 연속 1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꾸준히 늘어나는 해외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지난해 문을 연 밀양 제1공장에 이어 제2공장 건립에도 착수했다. '참치 회사' 이미지가 강한 동원그룹은 지난해 동원산업을 지주사로 변경해 지배구조를 개편한 뒤 2차 전지 소재, 육상 연어 양식, 스마트 항만 하역 등 그룹의 차세대 미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HMM 인수에 나서면서 하림그룹, LX그룹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동원그룹이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을 품으면 동원그룹은 해상 운송에서 항만(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육상 물류(동원로엑스)까지 연결하는 종합물류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HMM의 시가총액은 15일 기준 8조2305억원이며, 지분 인수·합병(M&A) 대상인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보유 지분 38.9%의 가치는 3조2000억원 수준이다.
동원그룹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참치 외에도 다방면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왔다. 2005년 덴마크 우유 제조업체인 디엠푸드, 2006년엔 해태유업을 잇달아 인수했다. 2008년에는 미국 최대 참치캔 브랜드인 스타키스트를 바이아웃(경영권 인수)했다. 이번 HMM 인수전 참여는 이 회사가 2010년대 중반부터 추진해온 물류 사업 확장 차원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빠른 시장 변화와 글로벌화에 따라 업의 절대적인 영역 구분이 사라지고 있다"며 "향후 100년을 위한 차세대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요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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