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2일차 인사청문회가 열린 가운데, 참고인으로 출석한 황인규 강남대학교 세무학과 교수가 이 후보자의 배우자의 증여세 탈루 의혹이 형사처벌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이 여당의 반발을 불러왔다.
이틀째를 맞은 인사청문회는 이균용 후보자의 처남으로 운전학원을 운영 중인 김형석 옥산 대표이사, 함께 판사로 근무했던 이경춘 전 서울회생법원장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조세법 전문가인 황 교수는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서울 동작을)은 이 후보자의 장인이 부산 만덕도 소재 산을 구입해 물려주는 과정에서 자녀들이 조세불복심판을 청구해 현금 증여를 토지 증여로 세금을 바꿔 납부액을 대폭 줄인 것을 들여다봤다.
이 과정에서 과세 당국은 현금 증여라고 판단해 1억3399만원의 증여세를 부과했으나, 조세불복심판 청구를 통해 토지 증여로 명목이 바뀌어 기존 증여세보다 90% 이상 깎은 1133만원만 납부했다.
이 의원은 "굉장히 이상하고 탈법, 취득세나 증여세 등 이런 것들을 탈루하기 위해서 법을 악용한 것이다.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황인규 교수는 이에 대해 같은 시기 유사 판례 2건은 모두 대금을 증여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하면서 "이상한 점은 당시 토지를 계약하고, 매입 대금 전액 납부한 후 등기를 안 했던 게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고, 증여로 취득했는데 매매로 등기해도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가 이 후보자 배우자의 형사처벌 가능성까지 언급하자 여당 의원들은 반발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 사건을 직접 다뤄보신 건 아니지 않나"라며 "등기부등본을 봤다거나 현장에 가봤다던지 했나"라고 물었다.
황 교수는 현장에 직접 가본 것은 아니지만 언론 기사 등을 통해서 판단한 견해를 말한 것이라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황 교수가 과거 민주당 소속 의원실 비서관으로 근무한 이력을 설명하면서 "답변을 하는 것을 보니, 구체적인 사실관계 없이 너무 확정적으로 답변을 한다"며 "조세심판원(현 국세심판원)이 청구인의 주장을 판단해서 결정한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황 교수는 "조세심판원은 사법 절차가 아니라 행정 절차"라고 설명하자 국민의힘 소속 권성동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의견만 말하라. 강의하듯이 이야기하지 말고"라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불편한 진실이지만 판사도 실수를 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3심제를 두고 있고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존중한다"며 "조세심판원의 처분과 달리 조세불복심판을 청구해 인용이 되면 조세당국에서 소송을 제기하지 못 한다. 증여세가 90% 이상이 (원래 처분에 비해) 감액됐음에도 재판청구권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세심판원의 결정문을 봤다는 황 교수의 대답에 권 위원장은 "개인의 의견일 뿐이지, 참고인으로 나와서 수사기록 등을 보지 않고 너무 단정적으로 이야기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