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사들의 지배구조를 놓고 다시 한 번 쓴소리를 하고 나섰다. KB금융지주에 대해서는 회장 후보군을 먼저 마련해놓고 평가 방식을 정하는 등 승계절차에 부족함이 있다고 지적한 가운데 DGB금융그룹 역시 회장 선임절차를 면밀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 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비대면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협약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래는 선임 절차에 대한 평가 기준과 방식을 정한 뒤 공론화를 통해 후보군이 경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KB금융은 회장 후보군을 먼저 정하고 평가의 기준과 방식을 정했다"며 "조금 더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회장 후보군을 먼저 선정하면 특정 후보군에 유리한 방식으로 절차가 마련될 수 있는만큼 절차적으로 투명하지 않으며, 경쟁력있는 다양한 후보군도 모집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KB금융은 지난달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양종희 부회장을 차기 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한 바 있다.
이 원장은 "씨티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주요 해외 금융회사들은 길게는 1년, 짧으면 6개월 동안 평가 기준을 사전에 정하고 후보군에 대한 검증 절차를 거친다"며 "이런 점을 비교해보면 여전히 우리 금융시장도 거버넌스 측면에서 개선할 부분이 있고 KB금융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관치 논란도 의식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누구를 회장으로 선임하겠다는 '관치'가 아니라 금융사 경영의 합리화를 위해 감독당국으로서 해야될 역할을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DGB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김태오 현 회장의 3연임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김 회장이 연임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 만 67세로 묶여 있는 연령 규정을 바꿔야 한다.
이 원장은 "이미 임원추천위원회가 열린 후에 연임이 가능하도록 과거 규정을 바꾸는 것은 룰을 깨고 게임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며 "DGB금융의 과거 노력들을 보면 그렇게는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 제한을 완화하는 것은 금융회사의 판단이고 3연임이 아니라 4연임도 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연임하는 후보자가 여러 여건상 새로운 후보자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무리 훌륭한 분이더라도 합리적 경쟁 절차에 문제가 있는 상태에서 계속 하는 게 맞냐는 문제의식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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