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9종류 마약 1만개 이상 처방 받은 암환자
하루에 병원 2곳 돌며 의료용 마약 수천개 처방
의사끼리 의료용 마약 처방 공유 미흡해...쇼핑 방지 못해
한 곳의 의료기관에서 하루 동안 9종의 의료용 마약을 1만개 넘게 처방받은 환자가 있을까. 놀랍게도 그런 환자가 있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영주 민주당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료용 마약류 다처방 환자 현황'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실제로 하루에 의료용 마약 1만137개를 처방받은 환자가 있었다고 11일 밝혔다.
식약처는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누가, 어디서, 어떤 의료용 마약을 처방받았는지 의료용 마약류의 처방 이력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식약처는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에 더해 의료쇼핑방지정보망을 운영하고 있으나 전체 의료용 마약류 처방 의사의 10.6%만 정보망에 가입하고 있어 마약류 의료쇼핑을 사전 방지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대형병원의 암 환자인 50대 남성 A씨는 하루 동안 1개의 의료기관에서 9개 종류의 마약을 총 1만137개 처분 받았다. 그는 경기도 소재 대형병원의 암환자였다. 김영주 의원실 관계자는 11일 <메트로경제신문> 과의 통화에서 "통상적이지 않다.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니, 처방은 좀 과하게 한 것이 맞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메트로경제신문>
또한, 40대 남성 B씨는 서울의 대형병원과 경남 창원의 2개의 의료기관을 오가면서 하루 동안 4763개의 의료용 마약을 처방받았다. 50대 여성 C씨는 하루에 의원급 3곳과 병원급 1곳을 돌아다니면서 의료용 마약 289개를 처방받았다. C씨의 경우 마약 쇼핑이 의심된다.
김 의원실의 질의 결과, 식약처 관계자는 일부 환자의 경우 말기 암 환자로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강한 마약성 의약품을 여러차례 처방한 것으로 보이지만, 마약성 의약품에 대한 의존증으로 여러 의료기관을 돌아다니며 처방받는 사례도 일부 확인됐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의 처방 정보를 분석해 처방 기준을 벗어난 의사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고 개선 여부를 추적·관리하고 이 중에서 의학적 타당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지자체에 행정 처분 등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환자가 여러 의료기관을 돌아다니며 마약류를 처방받은 사례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제도는 없다.
식약처는 의료쇼핑방지를 위해 의료쇼핑방지정보망을 운영하고 있지만 전체 의료용 마약류 처방 의사 수 10만 3971명 대비 가입한 의사수는 1만1013명으로 10.6%에 불과하다. 이들 중에서 정보망을 이용한 환자는 2023년 1090명이었다. 실제 마약을 처방한 의사중 의료쇼핑방지 정보망을 이용한 의사는 1%에 불과했다.
김 의원은 "한 사람이 하루 만개 이상의 마약류를 쉽게 처방받는다는 것은 의료용 마약류 처방이 얼마나 부실하게 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최근 의료용 마약쇼핑을 한 의혹이 있는 사람들이 교통사고를 내거나, 흉기로 사람을 위협하는 등의 범죄들이 다수 발생하고 있어 마약쇼핑 방지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은"한 환자에 수 차례에 걸쳐 여러종류의 마약을 처방한 의료기관에 대한 전수조사와 위법 사항 발견 시 수사 의뢰 등 고강도의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추가로, 김 의원실 관계자는 "대형병원 같은 경우 여러 의사가 돌아가면서 의료용 마약을 처방했을 수도 있다. 병원을 돌아다니며 의료용 마약 쇼핑을 다니시는 환자도 있다"며 "이 환자가 그날 어떻게 투약했고 처방 받았는지, 의사들끼리 내역을 볼 수 있어야 더 이상 의료용 마약을 처방을 하지 않아야겠다고 판단할 수 있으니 의사의 시스템 가입과 이용이 늘어나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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