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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주말은 책과 함께] 우연이 만든 세계

션 B. 캐럴 지음/장호연 옮김/코쿤북스

 

생은 우연의 연속이지만, 인간은 종교나 운명에 기대서라도 어떻게든 삶을 지배하려 든다. 2004~2005년 이탈리아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을 살펴보자. 수페르에날 로또는 당시 1부터 90까지의 숫자에서 50개를 고르는 방식으로 운영됐고, 열 개 도시의 지역 복권에서 5개씩 당첨 번호가 나왔다.

 

베네치아에서 53이라는 숫자가 일 년 넘게 나오지 않자 이탈리아 전역에서 리타르다타리오(지연된 숫자)에 베팅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가족의 예금을 몽땅 쏟아붓는 이도 있었고, 거액의 빚을 지는 자도 생겨났다. 전 재산을 날린 여성은 토스카나의 강에 몸을 던졌고, 피렌체의 한 남성은 가족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약 2년이 흘러 152회 추첨이 진행되고, 숫자 53에 걸린 판돈이 35억 유로를 돌파하고 나서야 베네치아에서 그 번호가 나와 한 국가를 '집단적 정신병'으로 몰아간 광풍이 끝났다. 책은 이 현상을 '몬테카를로의 오류'에 빗대 설명한다. 몬테카를로의 오류는 어떤 사건이 기대치보다 더 자주 발생하는 일이 한참 동안 지속되면 앞으로는 반대의 결과가 더 자주 벌어질 거라고 믿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저자는 "주사위를 던지거나 룰렛 바퀴를 굴리는 것 같은 무작위적 사건의 경우에는 각각의 사건이 앞서의 사건과 독립적이므로 이런 믿음은 잘못된 것"이라며 "도박을 할 때 심화되는 인지 편향은 우리가 무작위적 결과에 통제력을 행사한다고 오해하게 해 승산을 과대평가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그는 '우연과 필연'을 쓴 저명한 생물학자 자크 모노의 입을 빌려 "인간은 셀 수 없이 많은 우발적 사건들이 만들어낸 산물이다"며 "거대한 몬테카를로 게임에서 우리의 숫자가 예기치 못할 때 마침내 튀어나온 것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신의 뜻이 아닌 우연에 의해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라면,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이 질문에 책은 '황금률의 법칙'을 마음속에 새기면 된다고 답한다. 황금률은 모든 종교에서 보편적으로 발견되는 원칙이다. 자신이 대접받고 싶은 대로 다른 사람을 대하라는 가르침이다. 저자는 "기도도 좋고 명상도 좋지만, 황금률만 지켜도 세상은 아무 문제가 없다"며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방법은 그렇게 쉬울 수도 있다"고 말한다. 272쪽. 1만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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