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라는 가구의 월평균 수입은 550만 원이다. 이 가구가 번 돈에서 공과금이나 보험료, 은행이자 등을 제하고 난 뒤 죄다 소비하거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은 400만 원 안팎이다. 넉넉하진 않지만 간간이 외식도 하고 남는 돈으로 예·적금에 비축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인다. 1년이면 4800만 원이고 이는 이른바 가처분소득이다. 그런데 A가구가 금융회사 등에 진 빚이 9800만 원(월 816만 원가량)이다.
이 가구는 가처분소득(400만 원) 대비 월단위 빚(816만 원)이 204%에 달한다. A가구가 나타내는 이 비율은 바로 우리나라 가계 평균값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말 기준 가계의 '순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204%에 달했다. 2022년 수치가 공개된 국가는 아직 8개국뿐이지만 우리는 비교대상 34개국(일부 2021년 또는 2020년 집계) 가운데 비율이 6번째로 높다.
OECD가 한국의 해당 비율을 취합하기 시작한 지난 2008년에는 138%에 머문 바 있다. 13위로, 주요국 평균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었다. 이후 2013년에 155%(10위), 2018년에 185%(8위)까지 뛰었다. 그리고 2021년과 2022년에 200%를 넘겼다.
우리는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살림살이는 늘 팍팍하다.
정부는 유류세를 인하한다. 전국 마트 할인대전을 개최한다. 서민 주거용 임대아파트 공급을 늘리겠다고도 한다. 혼인율·출산율 끌어올린다며 온갖 혜택을 쏟아 낸다.
우리나라는 이제 청년층부터 막대한 빚에 허덕인다. 많은 이가 무리해 집을 사고 차를 샀다. 이에 더해 코인투자용 빚도 만만치 않다.
기획재정부 장관이 조만간 바뀔 것이란 소문이 돈다. 신도시 신규 지정, 신혼부부 특공 업데이트 등이 후임자 몫으로 딸려 올지도 모른다. 우리 국민은 기재부, 국토교통부, 금융당국이 합세해 부동산대책 발표하는 장면을 흔히 접한다. 근데 '모기지로 불어난 개인채무 해소방안(가제)' 등의 대국민 설명회는 본 적 없다. 빚 폭탄 터진 후에 외양간을 고칠 것인가. 국내 가계대출잔액 총합이 1800조 원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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