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에 보름달은 열두 번을 볼 수 있다. 특별히 슈퍼문 보름달이 뜨는 천문학적 조건이 아니라면 일 년 중 가장 크고 밝은 달은 단연 추석에 뜨는 한가위 보름달이다. 올 추석은 전국적으로 날도 청명하였지만 구름 사이로 비친 달빛이 유난히도 밝았으며 보름달의 자태도 드물게 보는 아름다움이었다. 여의도 저 멀리 보이는 63빌딩과 한강 위에 달이 지나가는 모습은 또 다른 매력과 장취를 느끼게 한다. 서양에서도 달은 영감을 주며 사람의 감성을 촉촉하게 적시는 사랑받는 위성이지만 더불어 우울한 전설도 함께 상징하고 있다.
잘 아시다시피 보름달이 뜨면 늑대로 변한다는 인간 늑대의 이야기는 실제 여부를 떠나 달이 지닌 음(陰)에너지가 인간의 어떤 유전적 요소에 작용하는 컬트적 해석이기도 하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와 같은 동북아에서는 달은 그저 풍요와 감미로움 때로는 애달픈 정취를 대변하고 있다. 신앙적으로는 해의 뜨거움을 식혀주고 숙성시키는 에너로서 인간들을 보듬는 어머니 그 자체로서 사랑과 존앙의 대상이기도 하다. 필자가 주석하고 있는 곳은 월광사(月光寺)이다.
앞에 보란 듯이 드러내지는 않으나 물 위에 비추인 달빛처럼 산란함을 멀리하는 가운데 고요하게 마음을 닦아나가며 인생사 밤길에 길 잃는 이가 없도록 달빛처럼 사람들에게 은은한 빛이 되면 좋겠다는 뜻으로 스승님께서 지어주신 이름이다. 해는 뜨거우면 그늘이 필요하듯 달이 그 뜨거운 기운을 시원하게 하여줌으로써 만물이 타지 않고 균형을 잡아 잘 자라게 하는 것이 달의 역할 아니겠는가?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으라던 선조들의 바람이 요즘 사람들도 그러한지는 모르겠으나 월광 변조 식재 보살은 풍요롭게 배부름을 담보하는 분이니 연말까지 넉넉하게 지내시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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