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증권사들의 홈·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HTS·MTS) 장애 건수가 크게 증가했지만, 개인당 피해보상액은 급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28곳의 최근 5년간 HTS·MTS 장애로 인한 피해자 1인당 보상액은 2019년 77만1000원에서 올해 8월 기준 7만2000원으로 10분의 1로 뚝 떨어졌다.동일 기간 증권사들이 HTS·MTS 장애로 인한 피해를 보상한 금액은 총 232억원이었으며, 이는 1인당 평균 17만1000원이다. 피해자 1명에게 가장 많은 보상액을 지급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으로 평균 407만4000원이었으며, 가장 적은 금액을 보상한 증권사는 DB금융투자로 평균 2만7000원에 불과했다.
더욱 주목되는 부분은 현대차증권의 경우, 2건 이상 장애가 발생했지만 피해자가 없었다는 이유로 보상액 지급실적이 존재하지 않는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HTS·MTS 등 전산장애 민원이 발생하면 고객의 금전적 손실 여부에 따라 조치하고 있으며, 금전적 피해가 발생하면 사내 규정에 따라 보상을 진행해오고 있다"며 "최근 전산장애 민원 건들은 금전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비대면 계좌 개설 지연 등 고객 불편사항을 접수한 후 바로 조치해 해결했다"고 말했다. 전산장애로 인한 피해 발생 시 내부 규정에 따라 보상하고 있지만, 즉각적으로 처리됐을 경우에는 피해로 집계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피해자 보상액이 가장 많았던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65억원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7월에도 MTS 접속 오류가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이후로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전산운영비 110억3800만원에서 상반기 총 전산운영비는 442억원까지 늘렸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전산장애 이슈로 인한 증액보다는 지속적인 투자의 연장선"이라며 "새로 투입되는 금액들은 기존 전산장비에 대한 보완이나 관리 차원의 비용이고, 앞으로도 꾸준히 전산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의 HTS·MTS 장애 문제는 매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되는 사안이지만 뚜렷한 개선세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장애 건수는 총 252건이며, 올해 다시 급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HTS·MTS 장애 건수는 2021년 52건으로 처음 50건을 넘겼다가 2022년 49건으로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올해는 8월 기준으로만 벌써 56건 가량 집계되면서 오류 건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년간 장애 건수가 가장 많았던 증권사는 키움증권(34건)이다. 다만 키움증권은 지난해 주요 증권사 중 유일하게 전산장애가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2020년 키움증권은 투자자들의 매도 주문이 몰리면서 전산장애가 발생했었고, 그해 키움증권에서 발생했던 전산장애는 152건에 달했다. 이후 키움증권은 2020년부터 꾸준하게 전산운용비를 전년 대비 평균 20% 정도씩 늘리면서 전산장애 개선에 힘쓴 영향으로 풀이된다. 2020년에는 701억원(+25.4%), 2021년 846억원(+20.68%), 2022년 1016억원(+20%) 수준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현재는 전산개발비용이 업계 1위 수준으로, 작년에는 전산장애 발생 건수가 0건을 기록했다"며 "지속해서 전산투자비용을 늘리고 있고, 전산장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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