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실적을 낸 금융그룹의 3분기 실적 전망이 어둡다. 대출금리 인하 노력 등으로 예대마진이 축소된 데다 고금리 여파로 연체율이 높아지며 대손충당금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순이익 기여도가 줄어들며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 기여도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의 3분기 순이익(지배주주 귀속순이익) 전망치는 4조3179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1.7% 줄어든 규모다.
KB금융의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전년 대비 5.82% 늘어난 1조3452억원이다. 반면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1조1968억원으로 같은 기간 25% 급감할 것으로 관측됐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순이익 전망치는 9367억원, 8392억원으로 각각 16.5%, 6.7%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그룹 간 실적 희비가 엇갈리는 이유는 은행부문의 순이자마진(NIM) 영향이 가장 크다. NIM은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은행이 얼마나 낮은 금리로 외부에서 돈을 빌리거나 예금을 받아서 얼마나 높은 금리로 투자·대출을 해줬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KB국민은행의 NIM은 3분기 1~2bp(1bp=0.0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말 기준 KB국민은행의 NIM은 1.86%로, 국내은행의 평균 NIM(1.67%)를 웃돌고 있다. KB금융과 리딩그룹을 두고 접전을 벌이는 신한금융 신한은행의 NIM은 1.64%다.
KB국민은행은 다른 은행과 비교해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을 크게 늘려 조달비용을 낮췄다. 또 자산·부채 만기기간이 장기인 경우가 많아 높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해야 할 필요성이 적어 NIM 하락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 은행 평균 대출 성장률이 약 1.5%로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NIM이 평균 약 2bp 하락해 순이익은 크게 개선되지 못할 것"이라며 "KB금융은 다른 은행과 달리 NIM이 소폭 상승해 순이익이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증권사와 카드사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도 그룹 간 실적을 가를 전망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까지 은행 순이익은 KB국민은행이 1조8585억원, 신한은행이 1조6805억원으로 순이익 차이는 1780억원에 불과했다.
카드사는 업계 1위 신한카드(3169억원)가 KB국민카드(1929억원)에 비해 앞섰지만, 보험 계열사인 KB손해보험(5252억원)과 KB라이프생명(2157억원)이 신한금융의 보험 계열사인 신한라이프(3117억원)와 신한EZ손해보험(-13억원)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전문가들은 3분기에는 비은행 계열사 중 보험 분야의 실적에 따라 전체실적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계기준 IFRS17 적용으로 보험부문 이익 기여도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앞서 KB금융의 보험 계열사인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은 올해 상반기에만 합산 기준으로 약 7500억원의 순이익을 낸 바 있다. 신한금융의 보험 계열사 신한라이프는 상반기 311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업권별로 사이클이 다르기 때문에 은행이 부진할 때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얼마나 뒷받침 해주는지에 따라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며 "3분기부터 은행 이자이익에 가려져 있던 기초체력이 드러날 수 있는 만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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