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도 만들고 싶지만…" SAF 만드는 정유업계의 입장은?
"SAF 좋은 건 아는데 도입이 잘 될 수 있을까요?"
SAF 생산 기술에 대해서 묻는 말에 국내 한 정유업계 관계자의 대답이다.
SAF는 사실 항공업계의 이슈로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정유업계에게도 신사업 먹거리로 꼽힐 정도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키워드다. 하지만 정유업계에서 의문을 갖는 이유는 ▲SAF를 생산해도 이를 구매할 소비처가 마땅하지 않다는 점과 ▲SAF의 높은 가격 때문이다.
실제로 저비용항공사들에게 SAF 도입에 대한 계획을 묻자 "법적으로 무조건 몇% 이상 도입하라고 나오지 않는 이상 비용 측면에서 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대답과 " SAF 2%를 혼합하는 것도 EU 영공을 가지 않는 항공사라면 SAF를 항공기에 급유하는 일은 아직 먼 이야기"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현행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령'에 따르면 바이오디젤·바이오가스·바이오에탄올 등만 석유의 대체 연료로 규정하고 있다"며 "SAF를 대체 연료로 인정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정유업계에서도 SAF 생산과 투자확대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다져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업계에서 SAF를 생산할 실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SAF를 마련할 법적 근간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앞서 대한항공에 급유한 GS칼텍스의 SAF도 핀란드 네스테사가 생산한 SAF를 GS칼텍스가 수입해온 것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도 "정유사들이 기술력이 없어서 SFA를 생산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라며 "연구는 하고 있지만 투자 계획이나 MOU를 맺는 정도일 뿐 구체적인 연구 결과나 생산 규모 정도는 말 할 수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에 급유되는 GS칼텍스의 SAF도 핀란드 네스테사가 생산한 SAF를 GS칼텍스가 수입해온 것이다.
◆ 유럽도 이루기 쉽지 않은 일 '탈탄소'
물론 SAF 도입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는 유럽에서도 갈등은 빚어지고 있다. EU 소속 항공사들도 SAF의 높은 가격과 부족한 생산량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SAF 사용에 대한 EU의 보조금 정책의 부재를 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SAF는 기존 항공유보다 2~4배 더 비싸고 연료를 만들 수 있는 수급처도 한정적이어서 SAF 생산량 자체가 EU 규정을 따르기에 부족한 실정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SAF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항공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했다. 윌리 월시(William M. Walsh) IATA 사무총장은 지난 17일 열린 파이낸셜타임스의 '지속가능한 항공우주 공동 포럼'에서 "넷제로는 달성할 수 있지만 그 비용이 낮지는 않을 것"이라며 "항공사들의 재정이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결국 탄소 저감으로 인한 비용은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SAF를 도입하게 된다면 정부 지원 없이는 항공권이 비싸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라며 "SAF를 구매해서 사용하는 것보다 벌금을 내는 게 싸다면 항공사들도 그 쪽을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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