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과 중동 전쟁 심화에 얼어붙고 있다. 실적 발표 시즌에 따른 장세 전환 기대감도 존재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호실적 여부는 미지수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20일 코스피지수는 2375.00으로 마감했다. 지난 8월부터 내림세를 보이며 박스권 장세를 유지하던 코스피지수가 결국 2400선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이는 지난 3월 21일 이후 약 반년만이다. 증권가에서는 대체적으로 내주 코스피지수를 2380~2480선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 증시는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긴축 기조 장기화 우려에 주춤하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며 "물가 상승률이 지속 가능하게 2% 수준으로 낮아지려면 일정 기간 추세를 밑도는 성장세와 노동시장 과열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이 나온 후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국내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매도세가 이어지며, 채권 금리가 오르는 등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도 국내 증시에는 큰 악재이다. 다만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사태의 긴장심화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위험자산 회피심리를 키울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중동 국가들의 실리적 이해관계를 감안했을 때, 국제전 양상으로의 확전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판단했다.
다만 반도체 업종은 업황 개선 기대감 및 중국 공장 반도체 장비 반입 허용 소식을 바탕으로 강세를 기록했다. 김 연구원은 "앞서 발표된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이 시장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확대됐다"며 "더불어 미국 상무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한 미국산 반도체 장비반입규제유예방침을 공식화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는데, 영업이익이 시장예상치였던 2조1927억원을 약 2000억원 상회하는 '깜짝 실적'을 공개했다. 이날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호실적 발표에 반도체 업종이 강세를 나타내며 지수 상승를 견인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3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된 만큼 국내 대표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예상에 부합한다면 장세 전환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오르고 있지만 사실상 이달까지는 괄목한 만한 기업 실적이 없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우지연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속되는 지정학적 불안감이 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높여 국내 증시에 상대적으로 비우호적인 수급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국내 증시의 경우 월말까지 주목할 만한 기업 실적발표가 부재하며,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실적 모멘텀이 약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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