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 우려 및 중동 분쟁 등으로 약세장을 보이고 있는 주식 시장에서 반대매매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변동성 확대로 반대매매가 당분간 증가할 수 있어 엎친데 덮친격으로 증시 반등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이 5257억원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6년 4월 이후 가장 큰 수준을 기록했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69%에 달해 이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수거래란 투자자가 일정 비율의 증거금을 담보로 증권사에게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하는 거래 방식을 지칭한다. 제한된 시간 동안 원금 대비 많은 금액을 투자할 수 있어 수익과 손실이 함께 커진다. 투자자들은 3거래일 안에 미수금을 갚아야 하는데 해당 금액이 기한 내 변제가 안 될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청산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한다. 올들어 미수거래 반대매매 규모는 5월(489억원)부터 급증해 6월 467억원, 7월 569억원 등으로 늘었다. 이후 8월과 9월 514억원, 510억원으로 다소 줄었으나 이달 18일 2767억원으로 급등했고, 19일(5257억원)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이틀 만에 반대매매 금액은 8024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반대매매(8365억원) 규모에 육박한다.
반대매매 증가는 최근 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한 투자자들이 초단기 대출로 주식을 샀다가 예상과 달리 주가가 하락하면서 대출금을 갚지 못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금투협의 반대매매 통계는 미수거래 반대매매만 반영된다. 실제 투자자가 매수한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대출받아 매수한 주식을 증권사가 강제 처분하는 신용거래융자 반대매매는 이 통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포함하면 반대매매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고금리에 연일 약세 압력을 받고 있는 데다 키움증권이 영풍제지의 하한가로 약 5000억원의 미수금을 떠안게 되면서 반대매매 공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거래가 재개되면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시장에선 반대매매가 쏟아지면서 주가가 하락해 다시 반대매매를 부르는 경우가 나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통 주가 하락기에 반대매매가 늘어나는 특징을 보인다"며 "지금 주가 하락이 금리 상승과 맞물리면서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데 금리가 조금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 추가적인 주가 조정으로 반대매매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주가 조정기에는 손실의 위험이 훨씬 더 높아지는 구간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빚투에 대해서는 조금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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