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가계대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은행들의 연체율도 높아지면서 부실뇌관이 우려되고 있고, 기업대출을 통한 외형 성장에 집중하면서 건전성 문제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79조8000억원으로 한 달전보다 4조9000억원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9월 증가폭(4조9000억원)은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2009년 6월(6조7000억원) 이후 두 번째로 크다.
은행권 가계 대출은 대출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1월(-4조6755억원), 2월(-2조7561억원), 3월(-7109억원) 감소하다가 4월부터 상승 전환했다.
가계대출 증가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9월 주담대는 전월보다 6조1000억원 늘어난 833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7개월 연속 상승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지만,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 엇박자로 인해 주담대가 오히려 증가했다.
현재 주담대 금리는 7%를 돌파한 상황이고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역시 6% 후반 대에 형성되어 있어 7% 돌파가 가까워져있다.
차주들의 이자부담은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연체율 역시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전날 발표한 '2023년 8월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43%로 전월말(0.39%) 대비 0.04%포인트(p) 상승했다. 전년 동월 말(0.24%)과 비교하면 0.19%p 올랐다. 8월 연체율은 2020년 2월 0.43%를 기록한 이후 42개월 만의 최고치다.
또 다른 문제는 은행들의 기업대출 확장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조이기에 들어가면서 수익 확장을 위해 일제히 기업대출 확장을 선언했지만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급증한 기업부채에 대한 우려도 높기 때문이다.
기업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010조916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8조3630억원 늘어났다. 최근 5년간 증가 규모는 337조원으로 증가율은 50%에 달한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같은 기간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31.2%)과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율(36.4%)을 크게 웃돌고 있다.
기업대출 연체율 역시 8월 말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0.47%로 전월 말(0.41%) 대비 0.06%p 상승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01%p 오른 0.13%, 중소기업대출은 0.06%p 상승한 0.55%였다.
8월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동기(0.27%)와 비교하면 1.4%p 높은 수치로 한계기업 등의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시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금리 환경이 조성되어 있어 차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건전성 관리를 하지 못한다면 연체율과 함께 금융시장 위험도는 더욱 높아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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