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4대금융, 3분기 실적발표
은행 연체율, 전년말 대비 0.9%포인트 증가
올 상반기까지 최대 실적을 올린 4대 금융지주의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로 경기부진이 지속되며, 가계·기업 대출의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대손충당금 추가적립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금융그룹의 실적 악화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4조4222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순이익도 13조6049억원으로 같은 기간 1.9% 줄었다.
금융그룹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3737억원으로 전년 대비 59억원 증가했다. 반면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1조1921억원으로 같은 기간 4323억원 감소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순이익도 9570억원, 8994억원으로 각각 1683억원, 4억원 줄었다.
◆ 경기부진에 연체율↑…순이익 감소
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는 배경에는 대손충당금 적립비용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KB금융의 대손충당금은 지난해 3분기 7313억원에서 1조6979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신한금융도 같은 기간 8521억원에서 1조4773억원으로 73% 늘었다. 대손충당금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가계와 기업대출을 한 뒤 입을 수 있는 손실을 평가한 금액으로 향후에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비해 미리 쌓아 두는 돈이다. 문제는 경기상황 부진으로 연체율이 늘어나며 대손충당금 적립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 현재 주 계열사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3분기 평균 연체율은 0.28%로 지난해 말 0.19%와 비교해 0.9%포인트(p) 올랐다. 코로나19 피해로 인한 정부지원 종료와 경기부진이 겹치며 가계·기업대출 부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 이태경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부도손실률(LGD)에 따라 은행은 296억원, 자회사들은 소액으로 충당금을 적립했다"며 "4분기 담보대출에 대한 LGD 충당금은 부동산PF 등에 대한 부실에 대비해 10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신한금융의 부동산금융은 9조1000억원으로 부동산PF이 7조2750억원, 브릿지론이 1조8540억원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3%로 3개월만에 0.13%p 상승했다.
박장근 우리금융 리스크관리그룹 상무는 컨퍼런스콜에서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전체적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며 "고금리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리스크 요인을 재점검하고 부동산 PF, 관계차주 등 일부 고위험 부실이 다른부실로 전이되지 않도록 잠재부실을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당국,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이에 따라 금융당국도 내년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시행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은 은행의 예상되는 손실에 비해 대손준비금과 대손충당금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경우 금융당국이 선제적으로 은행에 추가적립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자율적인 협조를 통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도록 했지만 리스크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예상손실에 비춰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경우 추가적립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며 "은행업 감독규정 개정작업을 통해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까지 고금리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그룹 내부에서도 보수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을 것이고, 여기에 당국의 '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까지 도입되면 순이익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고금리 시국에 대손충당금 책정을 놓고 금융지주들의 고심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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