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자 하락세를 보였던 2차전지주가 일제히 폭등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 반등 기회로는 작용할 수 있으나 외국인 이탈 등의 부작용도 존재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 형제주를 포함한 2차전지 대표주들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국내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무려 134.03포인트(5.66%) 오른 2502.37에 마침표를 찍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500선을 넘긴 것은 45일여만이다.
특히 공매도가 몰렸던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외 LG에너지솔루션(22.76%), 삼성SDI(11.45%), 포스코홀딩스(19.18%), 포스코DX(27.00%), 엘앤에프(25.30%) 등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모두 큰 폭으로 상승 마감했다. 2차전지 관련 종목토론방 내에서도 공매도 세력에게 제동이 걸릴 때마다 주가하락 피해를 크게 봤던 2차전지주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클 것이라며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2차전지주에는 공매도가 몰리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원성이 쏟아졌었다. 공매도 시장의 '기울어진 운동장' 구조로 인해 개미(개인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달에는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증권시장의 안정성 및 공정성 유지를 위한 공매도 제도 개선'에 관한 국민동의 청원이 5만명을 달성하기도 했다. 더불어 최근 금융감독원이 BNP파리바·HSBC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발표하면서 공매도 한시적 중단에 박차를 가한 모습이다. 결국 금융당국은 내년(2024년) 상반기까지 모든 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앞서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던 사례는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0월~2009년 5월), 유럽 재정위기(2011년 8월~11월), 코로나19(2020년 3월~2021년 4월) 등 총 세 차례다. 2020년 3월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에는 1개월, 3개월 뒤 각각 5%, 23%씩 반등했으며, 공매도 금지가 해제된 2021년 4월 말까지 78%의 반등 기세를 이어갔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과거 공매도가 금지됐을 때는 개인 투자자가 300만~400만명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1400만명을 돌파했기 때문에 그 효과가 천지차이"라며 "2020년 봄에 이뤄졌던 공매도 금지 후 이뤄졌던 증시 상승처럼 이번에도 상승세로 이어질 확률이 최소한 70~80% 이상"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 금지 시기에 주가는 반등한 경우가 있었지만, 공매도 금지 조치의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공매도 금지 조치는 외국인 자금 이탈 등 다른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2020년 당시에는 코로나19에 따른 금융 시장 및 실물 경제 급락에 대응해 글로벌 중앙은행,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을 내 놓았던 시기였던 만큼 주가 반등을 공매도 금지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또한, 이번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일시적인 반등을 위한 액션이 아닌 근본적인 공매도 제도 개선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도 여전하다. 동일한 종목토론방 내 한 투자자는 "금융당국이 공매도 한시적 중지 이후 총선이 끝나면 또 그냥 넘어가려고 할 수 있다"며 "총선 전에 공매도 제도 개선 및 실시간 전산화, 엄중 처벌을 위한 법제화를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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