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에 대한 엇갈린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현대자동차·기아는 글로벌 전기차 생산 기지 확대와 전기차 배터리 개발 등 미래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높이는 반면 포드와 GM(제너럴 모터스) 등은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에 생산·투자 속도 조절 방침을 내놓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6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표한 '2022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 실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는 802만대 판매되며 전년 대비 67.9% 성장했다. 지난 2020년 222만대 수준이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021년 471만대로 두배 이상 성장한 것보다 상승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글로벌 전체 완성차 판매량은 8063만대로 전기차 비중은 2020년 2.9%, 2021년 5.9%, 2022년 9.9%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이같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완성차 업체의 온도는 다르게 나타났다.
우선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을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내년 하반기에 완공하는 쪽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연산 30만대 규모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완공하고, 현지 생산 체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오는 13일 국내 최대 자동차공장이자 현대차 생산 거점인 울산공장 내 23만㎡(약 7만1000평) 부지에 2조원 가량을 투자해 짓는 전기차 전용 신공장을 착공한다.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아는 지난 4월 경기도 화성 기아오토랜드에 전기차 전용 신공장을 착공해 현재 건설중에 있다. 약 3만평의 부지에 1조원 규모를 투입해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짓는 중이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올해 4월 오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조원을 투자해 전기차 산업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2030년에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151만대까지 확대하고,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전기차 총 생산량을 364만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KG모빌리티(옛 쌍용차)는 최근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와 손잡고 국내에 배터리팩 공장을 짓기로 했다. 하이브리드차 출시를 위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공동 개발도 추진한다. 특히 KG모빌리티는 중형 SUV 토레스의 전동화 모델 '토레스EVX'를 최근 낮은 가격에 출시하고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반면 지난해까지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투자 조정에 나서는 등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GM은 최근 예상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도 전기차 수요 둔화 추세를 반영해 작년 중반부터 내년 중반까지 2년간 전기차 40만대를 생산한다는 애초 계획을 폐기한다고 밝혔다. 일본 혼다와 2027년부터 보급형 저가 전기차를 만든다는 계획도 백지화했다. 미시간주에 건설하기로 한 전기차 공장 가동 시점도 1년 미루기로 했다.
포드는 예상치를 밑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앞서 계획했던 전기차 투자액 중 120억달러(약 16조2600억원)를 축소하고 SK온과 합작해 건설 예정인 켄터키 2공장 가동도 연기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세계 2위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 그룹은 유럽을 포함한 세계 주요 지역 전기차 수요 둔화로 동유럽에 세우기로 한 배터리 생산 공장 설립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폭스바겐 그룹은 지난 9월에도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전기차 생산 규모를 줄였다. 또 2026년까지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세우기로 한 전기차 전용 공장 설립 계획도 전면 백지화했다.
토요타는 주력 상품인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에 집중하고 전기차 목표 판매량을 대폭 줄였다. 외신에 따르면 토요타는 2024년 3월기 연결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치인 3조엔(한화 26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 4조5000억엔(한화 40조2000억원)으로 상향되면서 이번 회계연도에 20만2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조기 계획을 철회했다. 회사 측은 2분기 재무보고서를 통해 전기차 판매 목표치를 20만2000대에서 12만3000대로 39% 수준으로 크게 낮췄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전기차 시장은 초기와 달리 전체 판매량을 늘어나면서 증가폭이 줄었을 뿐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진행중인 친환경차의 연구 개발에 대한 평가는 10년 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전기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전치가 판매량은 802만대에서 2025년 2551만대, 2030년 611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 된다.
선우명호 세계전기자동차협회 회장(고려대 석좌교수)는 "글로벌 환경에너지 규제를 맞추기 위해서는 탄소중립이 필요한 만큼 자동차는 전동화가 되어야 한다"며 "미래 모빌리티는 자동차 뿐만 아니라 UAM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기를 활용해 이뤄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기업들이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등의 분야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한 것처럼 자동차도 우리 기업들이 이끌 것"이라며 "전기차 시장에서 리더십을 잡기 위해서는 앞으로 10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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