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TV왕국 한국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수량을 기준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높이는 가운데, 압도적인 1위를 지키는 한국에서도 저변을 확대하며 '호랑이굴'을 공략하려는 모습이다. 국내 TV 업계는 콘텐츠 경쟁력에 프리미엄 전략으로 시장 주도권을 지킨다는 전략이다.
◆ 중국 TV 국내 출시
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TCL은 최근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 공식 쇼핑몰을 개설했다. 회사 정보는 '티씨엘일렉트로닉스코리아' 유한회사로, 대표는 류런이다.
TCL은 글로벌 TV 시장에서 수량 기준으로는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는 2위 업체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점유율이 12.4%로 LG전자(11.3%)도 앞서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TCL은 코스트코와 쿠팡 등 유통업체들이 직접 수입하는 방식으로 판매됐다.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높여왔지만, 품질 보증이나 애프터 서비스 등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TCL은 앞으로 한국 지사를 통해 제품을 유통하고, 전국에 38개 AS 거점을 운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일단 고객센터와 SNS 메시지 등에는 응답하지 않고 있다.
샤오미도 최근 국내에 TV A Pro 3종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샤오미가 국내에 공식적으로 TV를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샤오미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TV 브랜드다. 상반기 점유율이 6%로 중국보다는 해외에서 인기가 높다.
샤오미는 국내에 따로 법인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대신 국내 유통사들과 총판 계약을 통해 제품을 들여와 온라인 판매에 주로 의존한다. 오프라인에서는 용산에는 샤오미 라이트 스토어라는 이름으로 매장도 운영하고 있으며, TV의 경우 홈플러스 강서점에도 거점을 마련했다.
중국 3대 TV 브랜드 중에서는 하이센스만 국내에 공식적으로 진출하지 않은 상태다. 하이센스는 옴디아 발표 출하량 기준 상반기 점유율이 11.7%에 달한다. 국제 경기에도 후원을 이어가고 있으며, 일본 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대신 TCL과 마찬가지로 코스트코 등 유통 업체를 통해 판매 중으로, 국내 중소기업과도 협업하고 있어서 진출 가능성은 적지 않은 상태다.
◆ TV왕국에 왜?
그동안 국내 가전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버티고 있어 해외 브랜드들에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다. 특히 TV는 디스플레이 패널 경쟁력도 압도적이라 좀처럼 해외 브랜드에 자리를 내주지 않아왔다.
그럼에도 중국 TV가 국내 진출을 본격화한 이유는 '가성비'에 대한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중국 LCD 패널 제조 능력이 한국 수준으로 올라선데다가, 안드로이드 OS를 활용하면서 스마트 TV 품질에서도 격차를 크게 좁혔다.
TV 시장이 오랜 침체를 겪는 상황, LCD 패널 가격도 크게 떨어지면서 물량 공세를 펼치기 좋은 시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중국 광군제와 '블랙프라이데이'를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추측이다.
◆ 상품성 차이 커
다만 국내 TV업계는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이미 TV 사업 전략이 프리미엄에 맞춰져 있어 저가형 제품 출시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뿐 아니라, 최근 TV 소비 트렌드인 콘텐츠로는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당장 국내 TV 업체는 이미 LCD가 아닌 QLED와 함께 OLED 등 고성능 패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나마 LCD 기반인 QLED 패널은 차이가 많이 줄었지만, OLED 패널은 아직은 품질이나 수율 등에 차이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TCL과 샤오미는 중저가 라인업에 한해 국내에 판매 중이다. 샤오미는 중형 TV만, TCL이 85형 QLED와 미니LED TV를 판매하고 있다. 국산 OLED 패널을 사용한 프리미엄 제품도 있지만 국내 판매 제품에서는 제외했다.
같은 LCD TV를 비교해도 안드로이드 OS를 쓰는 탓에 콘텐츠 차이도 크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TV에 타이젠과 WebOS를 사용하며 각각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핵심 콘텐츠는 자체 채널인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삼성 TV 플러스와 LG채널이다.
그 중에서도 WebOS는 LG전자 뿐 아니라 글로벌 TV 브랜드와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V80에 공급될 만큼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수량 기준으로 LG전자 판매량이 높지 않은데도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 TV 시장 WebOS 점유율은 12.2%에 달했다. 안드로이드(42.4%)와 삼성전자 타이젠(21%)에 이은 3위다.
중국 TV 공세가 오히려 침체됐던 TV 시장을 활성화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저가형 TV가 시장을 활성화하면서 결국 고품질 프리미엄 TV 판매량도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LCD 패널 가격 하락과 재고 증가 등으로 중국 TV가 한국 시장에서 저가 전략을 펼치기 적절한 시기였을 것"이라며 "국내 TV 브랜드가 프리미엄 전략을 중심으로 하는데다가 상품성으로도 차이가 큰 만큼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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