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민주당이 검찰의 마약 수사 관련 특수활동비(특활비)를 특정해 삭감했다는 주장에 대해 발끈하면서 "2억7000만원 마약 수사비를 없앴다고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마약 수사비를 한 10억원쯤 (배정) 해주면 마약 수사를 근절시킬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하도 말이 가짜라서 이걸 이야기 한번 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무슨 말같지 않은 이야기를 하나. 법무부 장관이 마약 수사비가 필요하면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어디에 썼는지 설명하면 그 예산을 더 올려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권력기관의 불투명한 특활비 집행을 지적하면서 제도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당 내 의견을 모으고 있는데, 국민적 지지가 높은 마약 수사에 대한 특활비 특정해 삭감했다는 주장이 나오자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한 장관은 지난 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특활비가 2억7500만원밖에 안 된다고 해서 놀랄 것 같고, 2억7500만원밖에 안 되는 수사비를 민주당이 전액 깎겠다고 하는 것에 놀랄 것 같다"고 민주당을 비판한 바 있다.
법무부의 주장은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에서 마약 수사 특활비를 포함한 검찰 특활비를 전액 삭감한 안을 제시한 것을 근거로 민주당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8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우리 당은 '마약수사 특활비'를 특정해서 삭감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 당이 마약수사를 방해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면서 "당은 '검찰 특활비 전체'에 관하여 투명성을 강화할 방안을 강구하라는 방침을 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검찰의 특활비 81억원 중에서 마약 수사 관련 특활비는 3억원도 안 된다. '묻지마' 수사비로 사용되어온 특활비 문제를 일부분에 불과한 마약수사 특활비로 물타기하려고 하나"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도 한 장관의 주장을 거들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특수활동비 삭감으로 다시 한번 마약 수사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국민께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짓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활비 집행에 대한 정보가 모두 공개되면 수사 대상, 방법, 정보 수집 경로에 대한 기밀 유지가 어려워 수사조차 불가능해진다는 것은 국정을 운영해 본 민주당도 아는 사실"이라며 "법무부 장관이 검찰 특활비 지침을 조만간 타 기관 수준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는데도 그 사용 내역까지 소명하라고 우기는 건 어떻게든 검찰을 길들이겠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8일 법무부·국가정보원·감사원·검찰·경찰 등 권력기관 특활비의 투명한 집행을 위해 특활비 태스크포스(TF)를 첫 회의를 가졌다. 홍 원내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만약 특활비 사용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사용 내역에 대해 소명되지 않는다면 (특활비) 대폭 삭감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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