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로 꼽혔던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파두가 상장 3개월만에 추락했다. 지난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180억원에 그치며 상장 당시 기업이 제시한 예상 매출액의 15%도 달성하지 못한 이유가 컸다. 특히 상장 절차가 진행되던 지난 2분기 국내 매출이 '0원'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투자자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기업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장 주관사와 한국거래소 역시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파두는 지난 3분기 매출액은 3억2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급감했다. 영업손실은 344억원으로 전년 대비 715% 확대됐다. 특히 파두의 2분기 국내 매출은 0원, 해외에서만 5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52억원에 달했다.
파두의 주요 매출은 SK하이닉스에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장치인 SSD(Solid State Drive) 컨트롤러를 납품하는데서 발생한다. 하지만 지난 1분기 이후 SSD컨틀롤러 매출은 전무한 상태다.
가장 큰 논란은 파두가 이미 2분기 실적 결산을 마친 이후 상장했다는 사실이다. 파두는 지난 8월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과 공식 기업설명회(IR) 등은 7월 말부터 진행됐지만 당시 파두는 2분기 국내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단 사실을 증권신고서에 반영하지 않았다.
파두가 제시한 올해 예상 매출은 1203억원이지만 실제 1~3분기 누적 매출은 180억원에 그쳤다. 2024년 매출액은 3715억원, 2025년 매출액은 6195억을 달성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2025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1856억원에 달한다. 상장을 위해 기업 가치를 부풀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피해는 고스란히 개미들에게 돌아갔다. 지난 9일 코스닥시장에서 파두는 하한가를 기록한데 이어 10일에도 21.93% 급락하며 1만89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7일 상장 당시 1조5000억원 대어로 증시 입성해 한때 장중 4만7100원까지 올랐던 파두의 시가총액은 현재 9235억원으로 추락한 상태다.
투자자들의 비난은 거세지고 있다. '사기 상장' '대국민 사기극'이란 지적도 나온다. 회사측의 미흡한 대응은 투자자들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 파두 측은 실적발표 이후 IR을 통해 SSD 메모리 산업 시황 부진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파두 이지효 대표는 IR을 통해 "메모리 산업은 지난 10년간 가장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다"며 "파두는 신생 기업으로서 불안정한 환경을 헤쳐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두 IR 담당자는 회사측이 제시한 예상 매출액이 너무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업황이 바뀌는 걸 회사가 모두 예측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파두의 상장 예비심사를 맡은 한국거래소와 상장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역시 책임 공방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파두는 기업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당시 기술평가 심사에서 파두는 A 등급 이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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