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상장사들이 주가 부양 차원에서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연말 배당을 앞두고 주주환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날로 커지고 있어 자사주 소각에 나서는 상장사들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들어 지금까지 국내 상장사의 주식소각 결정 공시는 90건으로 지난해 65건을 넘어섰다.
고려아연은 지난 9일 주주 환원책의 일환으로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고려아연은 이를 위해 내년 5월 8일까지 한국투자증권과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 계약을 체결하고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
한섬도 내년 2월까지 자기주식 49만2600주를 장내 매수한 뒤, 기존에 취득한 자기주식 73만 8900주를 포함해 총 123만1500주를 내년 2월 안으로 소각할 계획이다. 이는 전체 발행 주식 수의 약 5%에 해당한다.
네이버는 지난달 31일 발행주식의 1%에 해당하는 자사주 164만491주를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 5월 향후 3년간 자사주의 총 3%를 매년 약 1%씩 소각하겠다고 예고한 데 따른 것이다.
셀트리온, SK텔레콤, 현대차 등 대형 상장사도 자사주 추가 매입 및 소각 결정 등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자사주 소각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10일 자사주 484만 5744주, 약 2001억원 어치를 이달 30일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이번에 소각되는 자사주 물량은 지난해 이 회사가 자회사 합병을 발표하면서 취득했던 물량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에만 이미 세 차례 걸쳐 4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해 소각한 데 이어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한다.
자사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 환원 정책으로, 기업이 보유하고 있거나 매입을 통해 확보한 자사주를 소각해 유통 주식 수를 줄이는 것을 뜻한다. 유통 주식 수를 감소시킴으로써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끌어올린다. 자사주 소각은 배당보다 뛰어난 주주환원 정책으로도 평가받는다. 배당금의 경우 배당금 지급 시 16%의 배당소득세가 발생하는데 자사주 소각으로 주가 상승효과를 보는 게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자사주 소각을 검토하는 상장사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ESG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해 온 데다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의 채택 이후로 더 적극적으로 주주 환원 정책에 관심을 가지는 주주들이 많아졌다"며 "따라서 자사주 매입 이후에 소각으로 연결시키는 주주들의 요구는 향후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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