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매각 본입찰 시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뚜렷한 인수 후보가 꼽히지 않는 상태다. 여기에 해운 운임까지 저점을 찍어 매각 불확실성이 고조돼 HMM 매각의 향방은 오리무중인 상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HMM 인수후보자들의 실사 작업은 완료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자금 마련 계획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HMM 매각 본입찰은 오는 23일 치러질 예정이다.
당초 하림그룹, 동원그룹, LX그룹의 3파전이 예상됐지만 뒤늦게 뛰어든 LX가 HMM 인수를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운 운임 하락으로 인한 시황 둔화와 실적 악화 탓이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LX그룹 측은 인수 포기 의사를 밝히지 않고 인수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LX그룹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 유찰될 가능성이 높아져 산업은행과의 관계를 위해서라도 중도 하차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HMM 인수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하고 있는 곳은 하림과 동원 두 곳으로 좁혀졌다.
동원그룹은 최근 자회사인 스타키스트의 프리IPO(상장 전 자금조달)를 전제로 CB를 발행하며 현금 마련에 나섰다.
스타키스트는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이자 미국 참치캔 시장 1위 업체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993억원, 순이익도 919억원을 기록한 캐시카우다. 전년 대비 약 20%가량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어 HMM 인수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동원그룹은 동원로엑스, 동원홈푸드 등 비상장 계열사들의 프리IPO나 동원F&B 사옥 유동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 조달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동원그룹 창립자인 김재철 명예회장이 "동원그룹은 바다와 함께 성장해 온 기업"이라면서 "HMM 인수는 꿈의 정점"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HMM 인수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하림 그룹도 김홍국 회장을 비롯해 HMM 인수 의지가 강력하다. 김 회장은 "자금 조달 계획을 완벽히 세워뒀다"며 "해운 운송부터 식품 제조, 물류까지 사업 밸류 체인을 강화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올리는 데 기여하는 일"이라고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강조했다.
하림 그룹은 실탄 확보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회사인 팬오션은 보유 중이던 한진칼 지분을 1628억원에 처분하며 적극적인 자금 확보에 나섰다. 또한 하림그룹이 서울 양재동 물류센터 부지를 매각할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는데 이를 매각하면 8000억원 대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하림그룹은 부지 매각에 대한 의견은 내놓지 않았다.
아울러 하림그룹은 HMM 인수전 초기부터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NH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으로 구성된 대주단을 꾸리며 인수금융 재원을 층분히 마련했다고 평가하며 강력한 인수자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김 회장의 장남인 김준영씨가 하림그룹을 경영권을 승계하는데 이번 인수전이 하나의 시험대로 부상한 상태다. 김준영씨는 현재 JKL파트너스에 시니어매니저로서 인수 작업을 돕고 있다.
하림그룹은 '시너지'를 강조하고 있다. 2023년 상반기 기준 HMM 선박 105척과 기존 팬오션이 운영 중인 선박을 더하면 수년 내로 400척이 넘는 선대를 확보하게 된다. 하림그룹이 HMM을 인수하게 되면 국내 굴지의 컨테이너선사와 벌크선사를 가지는 기업이 되는 셈이다.
다만 인수자들의 의지와 바람과는 달리 해운 시황은 밝지 않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1%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96.4% 급감한 954억원이다. 타 글로벌 선사 대비 견조한 성적을 거뒀지만 4분기는 해운 비수기인만큼 시황 반등을 바라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어떤 곳이든 운용 가능한 모든 자금을 이용해 HMM을 품게 될 텐데 해운운임이 하락한 상태가 지속되면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승자의 저주'는 피하기 힘들 것"이라며 "여기에 LX그룹까지 인수를 포기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유찰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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