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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석유화학/에너지

“쓰레기의 변신은 무죄”…SK지오센트릭. 글로벌 3사와 손잡고 ‘울산ARC로 혁신 꿈꾼다

加 Loop, 英 플라스틱에너지, 美 PCT 한 자리에
15일 울산 ARC 기공식 개최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이 14일 SK그린캠퍼스(종로타워)에서 열린 울산ARC 기공식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최초 종합 재활용 단지인 울산ARC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SK지오센트릭

"북태평양 한가운데 '쓰레기 섬'이 있습니다. 8만톤(t)이 넘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죠. SK지오센트릭의 '울산 ARC(Advanced Recycling Cluster)'가 가동되면 매년 플라스틱 32만t을 재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세계 최초이자 최대 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인 울산 ARC 기공식을 앞두고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에 대한 의지와 '변화'가 가져올 새로운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나 사장은 "플라스틱 재활용 핵심기술을 보유한 울산 ARC를 통해 국내 화학산업의 르네상스(Renaissance)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르네상스는 '재생', '부흥(부활)'의 의미를 함의하고 있다. 폐플라스틱으로 새로운 자원을 만들어 화학산업에 생기를 불어넣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학기업들은 중국의 범용 제품 생산 증가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로 실적 한파를 겪고 있다. 나 사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말을 빌려 한국의 화학사업도 이미 '서든 데스'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꼬집었다.

 

SK지오센트릭은 이 같은 상황을 타파에 나섰다. 15일 울산에서 '국내 플라스틱 환경 문제 해결'과 '미래 먹거리 확보'를 동시에 이루기 위해 울산 ARC 기공식을 열고 첫 삽을 떴다.

 

◆ 이름도 바꾸고 체질도 바꾼 'SK지오센트릭'

 

나 사장은 "수년간 기존 범용 화학 시장은 중국 공장 증설 등으로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화학 산업은 수익성을 확보하기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에 SK종합화학은 사명부터 SK지오센트릭으로 변경하고 20만t의 에틸렌을 생산하며 꾸준한 수익성을 냈던 50년 석유화학의 역사인 NCC 공정 가동중단을 결정했다. 대신 반세기 동안 플라스틱 원료를 만들어온 기업으로서의 책무를 '사업 구조 혁신'에서 찾았다. 다만 전통적인 화학사업을 진행해왔던 SK지오센트릭의 힘만으로는 재활용 사업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단순하게 자르고 녹이는 '기계적 재활용'만으로는 재활용 횟수에 한계가 분명했다.

 

나 사장은 "플라스틱 재활용, 순환경제 사업은 세계적인 트렌드다"라며 "SK지오센트릭은 한국을 기반으로 선도적으로 이 사업을 진행하고 기술과 노하우를 확보하려고 몇 년 전부터 전 세계를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SK지오센트릭은 소각이나 폐기될 수밖에 없는, 아직은 잘 재활용되지 않는 폐플라스틱에 주목했다. 그리고 어려운 재활용도 할 수 있는 선진 재활용 기술을 가진 글로벌 3사와 손을 잡았다. ▲'LOOP(루프)'는 PET 해중합 ▲'PCT(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는 고순도 PP 추출 ▲'플라스틱에너지'는 열분해 기술로 SK와 협력을 이어 왔다.

 

울산ARC 기공식 기자간담회 참석한 SK지오센트릭과 재활용 전문 기업 사장들이 울산ARC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왼쪽부터) 더스틴 올슨(Dustin Olson) 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Purecycle Technologies) 사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다니엘 솔로미타(Daniel Solomita) 루프(Loop Industries) 사장, 잉 스테이튼(Ying Staton) 플라스틱에너지(Plastic energy) 부사장/SK지오센트릭

 

 

◆ 울산 ARC에서 이루는 재활용의 꿈

 

SK지오센트릭은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 내 21만5000㎡ 부지(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울산 ARC'를 조성하기에 이르렀다. 국제규격 축구장 22개 넓이와 맞먹는 크기로 지어지는 공사엔 총 1조8000억원이 투자된다. 오는 2025년 말 완공할 예정이며 SK지오센트릭 측에 따르면 아직 공장을 짓기도 전이지만 이미 생산될 물량의 약 30% 수준은 선 주문된 상태다.

 

14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다니엘 솔로미타 루프 CEO는 "SK지오센트릭과 협업하고 울산 ARC 프로젝트에 함께하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다"며 "그간 범용 플라스틱 제품과 동일한 품질의 페트(PET) 플라스틱 생산, 100% 재활용 소재로 만든 폴리에스터 섬유를 생산하는 획기적인 해중합 기술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루프는 캐나다 퀘벡읱 생산시설에서 이 기술을 성공적으로 실증한 바 있다.

 

특히 루프는 의류 섬유 원사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고 봤다. 다니엘 솔라미타 CEO는 "루프 인더스트리의 기술 바탕으로 울산 ARC가 아시아지역의 섬유 제조 공급망을 재창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PCT의 더스틴 올슨 CEO는 폴리프로필렌(PP) 쓰레기에 묻은 모든 불순물을 고순도PP추출 공정을 통해 제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PCT의 재활용 제품이 기존 플라스틱 제품만큼 물성이 우수하다"며 "재활용 플라스틱이 기존 제품보다 좋지 않다는 고정관념을 깼다"고 자부했다.

 

이 밖에도 영국 플라스틱에너지는 열분해 기술로 폐비닐 등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으며, 2016년부터 스페인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베테랑 기업으로 한국에서도 SK지오센트릭과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 남구에 위치한 SK 울산 콤플렉스(CLX·복합정유화학단지)폐플라스틱 재활용 복합단지(ARC) 공사 현장/허정윤 기자

 

 

◆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릴 '플라스틱 재활용'

 

SK지오센트릭은 울산 ARC를 통한 재활용 신산업 활성화로 국가 경쟁력 제고, 국내 플라스틱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전망이다. 울산 ARC 상업생산이 본격화되는 2026년부터는 매년 폐플라스틱 32만t이 재활용될 전망인데 이는 국내에서 1년 동안 소각·매립되는 폐플라스틱(350만t)의 약 10%가 처리 가능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SK지오센트릭은 클러스터가 위치한 울산 지역을 포함한 국내 전반에 경제적 파급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본 공사에 약 2600명의 상시고용, 3만8000여명의 간접 고용효과 그리고 울산 지역 간접 생산유발효과가 연 1조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며 완공 시엔 연 7억달러의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순환경제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로 열린 기공식에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순환경제는 새로운 경제질서이며 플라스틱은 순환경제 전환의 핵심 가운데 하나"라며 "정부는 순환경제 구축에 앞장서는 기업들에게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축사를 전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도 인사말을 통해 "울산 ARC는 환경에 기여하는 사업으로 혁신(Green Transformation)을 추진 중인 SK이노베이션에 매우 상징적이면서도, SK그룹의 핵심가치인 지속가능성을 관통하는 프로젝트"라며 "폐플라스틱이 자원으로 재탄생할 것이며 대한민국 울산은 미래 플라스틱 순환경제의 중추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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