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오너 일가가 또다시 경영권 분쟁을 시작했다. 조현범 회장 체제가 확립된지 2년여만, 조현식 고문과 조희원 씨가 손을 잡고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까지 끌어들여 지분 확보에 나섰다.
다만 매수 조건이 현실적으로 지나치게 까다로운 탓에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경영권이 아닌 조현범 회장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 조현식 고문 2년만에 반격
5일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설립한 투자회사 벤튜라는 24일까지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공개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벤튜라는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최대 27.32%까지 취득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을 확보,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주가치를 극대화겠다며 공개매수 이유를 밝혔다.
벤튜라는 2021년 설립해 지난 11월 27일 투자목적회사로 전환했다.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고, 조현식 고문과 조희원 씨를 특수 관계자로 명시했다.조현식 고문과 조희원 씨는 조현범 회장과 형제지간이다. 2년전 경영권 분쟁에서 패배하고 물러났던 조현식 고문이 다시 '형제의 난'을 시작한 셈. 지분 0.81%를 보유한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없었다.
조현식 고문과 조희원 씨는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29.54% 보유하고 있다. 각각18.93%, 10.61%이다. 벤튜라가 목표대로 지분을 확보하면 최소 49.89%를 확보하게 된다. 조현범 회장이 보유한 42.03%를 훌쩍 넘어선다.
◆ 목표 달성 어려울 듯
관계자들은 벤튜라가 공개 매수를 성공시키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한국앤컴퍼니 지분 중 특수 관계자 보유 비중이 72.45%, 나머지 지분을 거의 모두 사들여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앤컴퍼니의 나머지 지분 27.55% 중 17.25%는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가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이 보유한 10.37%를 모두 매수한다고 해도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지분을 모두 사들이기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매수가도 높지 않아 벤튜라에 주식을 팔 이유도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2021년 잠시 2만원을 넘어선 이후 1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가, 공개 매수를 발표한 직후 다시 2만원을 훌쩍 넘었다. 5일 종가 기준으로 2만1850원이다.
공개매수에 필요한 자금도 적지 않다. 매수를 목표로하는 주식 수가 2000만주 가량, 주당 2만원에 사들인다고 해도 4000억원 가량이 든다.
만약 주식을 팔겠다는 주주가 계획만큼 모이지 않으면 공개 매수 자체를 취소하는 방식이라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지분 확대도 불가능하다.
◆ 조현범 흔들기, 왜?
때문에 벤튜라가 실제로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것이 아닌 다른 목적이 있는 것 아니겠냐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제기된다.
가장 설득력이 높은 추측은 조현범 회장을 공격하기 위함이라는 주장이다. 조현범 회장이 '사법리스크'로 대내외적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 상황, 내년 주주총회에서 기관 투자자 등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함이라는 것. 조현범 회장 지분이 절반을 넘지 않는 만큼 경영권에 흠집을 낼 수는 있다는 시각이다.
앞서 조현범 회장이 횡령과 배임 등으로 조사를 받게된 데에도 조현식 고문 제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추측이 있었다. 제보 내용이 조현식 고문이 아니면 알기 어려운 사안들도 포함됐다는 이유다. 이미 조현식 고문이 조현범 회장을 흔들어 왔다는 얘기다.
다만 조현식 고문이 조현범 회장을 공격하면서 실익이 무엇이냐는 의문도 남는다. 조현범 회장 지분이 워낙 커서 경영권을 되찾기도 어렵고 조현범 회장 우호지분도 적지 않아 주주들을 돌려 세우기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조현범 회장 측은 우선 사태를 주시하며 내년 주주총회를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공개 매수를 진행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최근 횡령과 배임 등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지만, 지난달 28일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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