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를 것"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래 기술 경쟁력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에 대해 묻자 고심하며 말했다. 수십년을 얼마나 미세하게 만드는지로 다퉜지만, 더이상 크기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많다는 의미다.
반도체 업계는 그야말로 혼란에 빠져있는 분위기다. 일단 2030년 전후까지는 대략적인 로드맵을 그려놓은 듯 하지만, 그 이후로는 무엇을 해야할지도 제대로 모르는 분위기다. 미세화 경쟁이 무의미해진 건 아니다. 패키징이든 본딩이든 트랜지스터 구조를 바꾸든간에, 미세화를 통해 단일칩 크기를 줄이는 노력은 당연히 수반해야한다.
그저 언제까지 줄일 수 있을지도 희미하고, 무엇보다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력, '가성비'를 제대로 확보할수 있을지가 문제다. 파운드리 업계에서도 시장 침체를 감안해도 선단공정인 3나노 비중이 10%도 넘지 못하는 상황을 보면 이미 미세화 한계는 가까운듯 보인다.
반도체뿐이 아니다. 자동차 업계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다. 엔진 효율과 성능으로 겨뤘던 과거를 지나 이제는 다들 비슷한 곳에서 만든 모터와 배터리를 가져다 쓴다. 차체 안정성이나 현가장치 완충 능력도 다들 비슷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가 오히려 대중 브랜드에서 기술을 끌어다쓰는 일도 특별하지 않아졌다.
그러다보니 자동차 업계는 이제 다른 마케팅 수단을 찾기 바쁘다. 그나마 V2L과 같은 주행과는 관련없는 편의 기술을 새로 도입했다고 하면 다행이다. 누가 더 환경을 사랑하냐, 어디에서 만들었냐, 그것마저 어려우면 지난 역사를 끄집어 보여주며 감성으로 주머니를 열려고 한다.
그 밖에도 산업 대부분은 기술적인 난관으로 더 나아가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특히나 친환경 에너지 후진국인 대한민국에서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유일한 희망이었던 수소 에너지 기술도 어떤 문턱을 넘어서지 못해 주저앉을 위기에 처했다는 얘기까지도 들린다.
그나마 사람도 없단다. 대한민국은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로 인적 자원으로 선진국에 올라섰지만, 이제는 출산율 세계 최저에 그나마 인재들도 해외로 떠나고 있다. 정부도 성과를 재촉할 뿐, 획기적인 지원을 내놓지는 못하는 듯 하다.
해결책이 있을까. 고민해보지만 정작 떠올릴수도, 들을 수도 없다. 온갖 갈등으로 소통도 단절된 사회다. 심각함이라도 알릴 수 있을까. 그것마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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