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상승률이 올해 170%에 육박하면서 '디지털 금(金)'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시장에선 내년 '반감기'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어 '불장(상승장)'을 기대하고 있다.
◆ 비트코인, 올 상승률 168%
28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올해 초 1만6700달러에 거래되면서 극심한 시장 부진을 겪었다.
지난해 '가상 화폐의 리먼 사태'라 불리는 테라·루나 대폭락 사건이 터졌고, 세계 3대 가상 화폐 거래소였던 FTX가 파산하는 등 대형 악재가 발생하면서 가격이 급락한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1월을 기점으로 서서히 반등하기 시작했다. 당시 전문가들과 외신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고 언급했고,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를 시작으로 글로벌 은행들의 신뢰가 흔들리자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피난처로 선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2월에 2만3000달러 회복을 시작으로 3월 2만8000달러, 6월 3만달러까지 회복하면서 전고점인 2021년 11월 가격(6만7500달러)의 절반가량을 회복했다.
이후 7~10월 초까지 박스권에 갇힌 모습을 보여줬지만, 10월 말 상승세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그간 세계 자산운용사들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SEC는 선물거래가 아닌 현물거래라는 점에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에 계속해서 거절했다.
하지만 자산운용사들은 SEC의 규제에 맞춰 새롭게 신청했고, 긍정적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 법원 역시 규제 당국인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거부 결정을 철회하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승인 기대감은 더 커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10월 3만3000달러를 돌파했고, 11월 3만9000달러, 12월에는 4만4000달러까지 상승하면서 3개월 동안 69%나 급등했다.
비트코인은 현재 차익매물로 인해 소폭 하락해 4만30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암울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금융권 위기와 전쟁 등의 영향으로 대체 투자처로 각광 받았다"며 "올해 크립토 윈터(가상화폐 혹한기)를 극복하면서 내년 불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반감기·현물 ETF·금리인하
비트코인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크립토 윈터가 지나가고 크립토 스프링이 찾아 올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내년 비트코인 상승재료로 반감기,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연준의 금리인하를 꼽고 있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4년 마다 이뤄지는데, 내년 4월에 돌아온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전체 발행량이 2100만개로 제한된 비트코인의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현상이다. 비트코인 총량에 다가가면서 비트코인 채굴 보상은 점점 감소해 비트코인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앞서 세 번의 반감기인 2012년에는 8450%, 2016년에는 290% 상승했고, 직전 반감기인 2020년 4월에는 5000달러에서 연말 2만7000달러까지 상승하면서 8개월 만에 440% 상승한 바 있다.
또한 반감기와 더불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것도 호재란 분석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선물ETF와 달리 ETF를 운용하기 위해 상당량의 비트코인을 매수해야 하기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SEC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블랙록, 나스닥 관계자와 만나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위한 규정변경을 논의했고, SEC가 2024년 첫 영업일 이내에 현물 ETF를 승인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12개의 현물 비트코인 ETF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현물 ETF가 승인되면 사실상 비트코인이 제도권 자산으로 인정받게 된다.
미국이 내년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관심이 예상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13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후 기자회견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너무 오래 유지하는 데 따르는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다"며 "2024년에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더라도 연준은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투자자들은 대출을 받아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거래량이 높아져 시장에 훈풍을 가져올 수 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발표된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계획과 가상자산 현물 ETF 상장 가능성에 비트코인 반감기 도래까지 이른바 '트리플 호재'가 가상자산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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