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증시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테마주 열풍, 주가조작 등 다사다난한 이슈로 변동성이 적지 않았다. 예측할 수 없는 주식시장 흐름에 투자 열기도 다소 주춤했지만, 2차전지주를 비롯한 일부 테마주들은 오히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비논리적인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대내외적인 변동성에 휩쓸렸던 2023년 증시를 돌아보자.
◆주가조작에, 공매도에...겨우 살아난 국내 증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28일 코스피 지수는 2655.28에 장을 마치면서 지난해 말 대비 18.7% 올랐다. 코스닥 지수도 전년 말 대비 27.6% 상승한 866.57로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들어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8월 1일 연고점인 2667.07까지 도달한 후 하락세를 보였다. 글로벌 금리 급등세,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주가조작 등으로 시장은 혼조를 보였고, 10월 말에는 2300대가 한때 무너지기도 했다. 이후 금융당국은 불법 공매도 방지 등을 위해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시행했고, 더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겹치면서 증시도 상승 흐름을 타게 됐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과 2차 전지 관련주 강세로 철강금속(40%) 및 전기전자주(33%)가 강세를 보였으며, 금융업(13%)도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4년 만에 매수세로 돌아선 반면, 올해 불개미(개인 투자자)의 면모를 보여 줬던 개인 투자자들은 4년 만에 매도세로 바뀌었다. 특히 외국인의 시가총액 보유 비중은 코스피 기준 기준 30.7%에서 32.9%로 증가했다.
◆2차전지주가 쏘아 올린 테마주 열풍
올해 주식시장을 주도한 종목은 단연 '2차전지'다. 특히 에코프로는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맹목적인 지지로 '황제주'에 등극했었다. 당시 에코프로는 연초에 비해 1155.34%까지 폭등했으며, 이달 28일 기준으로는 총 528.15% 올랐다. 올해 증시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종목도 2차전지 관련주인 포스코DX(1087.20%)다.
올해 개미들의 코스피·코스닥 시장 내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1위부터 7위까지, 상위권은 모두 2차전지 관련주이다. ▲포스코홀딩스 ▲LG화학 ▲포스코퓨처엠 ▲SK이노베이션 ▲에코프로비엠 ▲삼성SDI ▲엘앤에프 순이다. 개미들의 2차전지주 사랑은 테마주 열풍으로 이어졌고, 비논리적인 주가 흐름이 지속되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됐다. 레인보우로보틱스(410.88%)를 필두로 한 로봇주의 상승세, 시기적 요인에 따른 정치테마주의 강세도 돋보였다.
'주가 조작'으로 인한 폐해도 극심했다. 코스피 하락률 4위 대성홀딩스(-90.84%), 6위 서울가스(-85.46%) 등과 코스닥 하락률 8위인 선광(-86.62%)은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잔재들이다. 이후 약 2달여만에 또 다시 일제히 하한가가 발생하면서 대한방직(-84.16%), 동일산업(-74.61%) 등이 떨어졌고, 영풍제지(-77.20%)가 하한가를 맞이할 때 대양금속(-64.97%)이 동반 하락세를 보이면서 주식시장의 혼란은 지속됐다.
◆소문난 IPO 잔치, 먹을 건 없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총 82개사(스팩·리츠·재상장 등 제외)다. 이는 지난해(73개사)보다 11곳이 증가한 규모지만 올해는 빅딜보다는 중소형주에 쏠렸다는 아쉬운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올해 총 공모 규모는 3조5982억원으로 지난해 16조1010억원과 비교해 턱없이 낮은 금액이다.
물론 작년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공모 규모 12조7500억원 수준의 대히트를 기록했던 영향도 크다. 그럼에도 신규 상장사가 늘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평균 공모 금액은 저조한 편이다. 올해 신규 상장한 84개사 중 공모 규모가 500억원 미만인 기업은 총 66개사였으며, 100억원 미만은 6개사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이 올해 신규 상장사의 상장일 가격 제한 폭을 공모가의 60~400%로 확대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의 활기가 기대됐지만 대어의 부재로 다소 부진하게 흘러간 모습이다. 해당 조치 이후 일명 '따따블(공모가의 4배)'를 기록한 상장사는 케이엔에스·LS머트리얼즈·DS단석 등 3개사다. 물론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지난 22일 마지막으로 코스피에 입성한 DS단석까지 모두 성공적으로 IPO를 마무리했다. 파두 역시 IPO 자체는 흥행했지만 지난 11월 '어닝쇼크(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실적)'를 기록하면서 '뻥튀기 상장'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금융당국은 IPO 심사를 대폭 강화시키는 등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는 조 단위의 '대어'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중소형주 위주의 상장 흐름이 유지된 모습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면서 적정한 기업 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10월 시가총액 3조원 규모의 서울보증보험이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지만 수요예측 단계에서 부진한 결과를 얻으면서 상장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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