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혼 연령이 늦어지고, 미혼 인구 비중이 가파르게 늘면서 노동공급 총량도 줄어 들고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여성 미혼 인구가 증가하면 노동생산 인구가 늘어나 노동공급 총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일반적 시각과는 상반된 결과다. 남성 미혼인구의 경우 가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감이 사라지는 등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노동공급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BOK이슈노트: 미혼인구 증가와 노동공급 장기추세'에 따르면 여성 미혼인구 증가는 노동공급 총량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3년~2023년 평균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미혼 여성과 비교해 각각 19%포인트(p), 16%p 낮았다. 기혼여성은 미혼여성에 비해 시간제 근로비중이 높아 1인당 근로시간도 더 짧았다.
반면 남성 미혼인구 증가는 노동공급 총량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같은기간 기혼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고용률은 미혼 남성과 비교해 13%p, 16%p 높았다. 특히 기혼 남성은 미혼 남성에 비해 실업률도 약 4%p 낮고, 1인당 근로시간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정선영 한은 조사국 과장은 "결혼 가치관이 변한것 처럼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따라 노동공급이 변화되고 있다"며 "특히 남성의 경우 부양가족이 없어 가계를 책임져야 하는 의무감이 사라진 점도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미혼 여성의 노동공급 증가보다 미혼남성의 노동공급 감소가 커 향후 미혼인구가 늘어날 수록 전체 노동공급이 줄어 들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2013년 수준으로 남녀 미혼인구 비중과 고용비중을 유지했더라도 2023년 고용률은 0.28%p, 주당 근로시간은 0.16% 증가에 불과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혼 여성의 고용률이 0.2%p가량 증가하면 미혼남성의 고용률은 -0.5%p 낮아졌기 때문이다. 1인당 근로시간도 미혼여성은 1시간 증가했지만 미혼남성은 1.1시간 감소했다.
한은은 혼인율을 높여 노동공급 감소를 줄이고, 미혼의 특성에 맞게 근로환경을 개선해 노동시장 참여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 과장은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기회비용을 낮춰 결혼 의사가 있는 경제주체들이 결혼을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미혼 근로자들은 자율적 업무 환경을 중시하는 만큼 원격·유연근로제 등 근무방식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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