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의 공격적인 투자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의 경쟁 판도가 새 국면을 맞았다. '티빙'이 웨이브와의 합병에 나선 데 이어 1200억원의 대규모 계약금을 베팅해 KBO(한국야구위원회)리그 중계권을 따냈기 때문. 스포츠 콘텐츠를 확보해 신규 가입자를 영입하고 웨이브와의 합병에서도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0일 티빙에 따르면 2024∼2026년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 경쟁 입찰에서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로 선정되면 KBO리그 경기, 주요 행사 국내 유무선 생중계·하이라이트 등 VOD 스트리밍 권리와 재판매 사업권 등을 갖게 된다.
◆티빙, 통신포털사 제치고 1200억 베팅
티빙은 이번 프로야구 중계권 확보를 위해 400억원 규모의 계약금을 제시했는데, 이는 프로야구 3년 중계권 입찰에 약 1200억원을 투자한 셈이다. 직전 계약금인 연 220억원에 비하면 약 2배 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앞서 KBO의 마케팅 자회사인 'KBOP'가 진행하는 '2024∼2026년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 경쟁 입찰'에는 통신·포털 컨소시엄(네이버·SK텔레콤·LG유플러스·아프리카TV)과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스포티비 나우), 티빙의 모회사인 CJ ENM이 참여했다.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연평균 400억원을 통신·포털 컨소시엄과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는 각각 연평균 300억원 안팎의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CJ ENM이 경쟁자들보다 연 100억원 많은 규모의 계약금을 제시하면서 티빙이 입찰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통해 티빙은 ▲구단별 채널 운영 ▲더블 클릭으로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시청 환경 구현 ▲멀티뷰 분할 시청 지원 등 한층 업그레이드된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SNS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중계 영상 부가 콘텐츠를 확산하며 KBO 시청 저변 확대도 꾀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티빙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주요 경기도 생중계한다.
티빙은 오는 13일 오전 1시(한국시간) A조 조별리그 카타르 대 레바논의 개막전 경기를 생중계한다. 이어 대한민국 경기로는 요르단과의 조별리그 2차전과 말레이시아와의 3차전 경기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티빙 누적된 적자에 가입자 확보 절실
사실 티빙의 이번 투자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행한 과감한 베팅이다. 웨이브의 합병을 앞둔 가운데 경쟁사인 쿠팡플레이가 치고 올라오면서 가입자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티빙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적자는 1177억원을 기록했다. 모회사인 CJ ENM도 신사업 적자로 인해 같은 기간 73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같은 상황에 지난해 말 쿠팡플레이가 스포츠 중계에 적극 나서며 티빙을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OTT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위 넷플릭스(1177만명), 2위 티빙(506만명), 3위 쿠팡플레이(493만명), 4위 웨이브(400만명) 등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8월~11월 기간에는 쿠팡플레이와 티빙의 MAU는 각각 508만명, 494만명을 기록하면서 티빙이 쿠팡플레이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이에 티빙은 웨이브와 합병을 추진하고 스포츠 콘텐츠를 확보해 OTT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합병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면 더 많은 가입자 수를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
최근 티빙·웨이브 모회사인 CJ ENM과 SK스퀘어는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티빙과 웨이브는 실사 및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 올해 초 본 계약을 맺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사 통합이 마무리되면 MAU가 최대 900만명(중복 가입자 포함)이 넘어 국내 대형 OTT로로 입지를 굳히게 된다.
정부 역시 양사의 합병에 긍정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지난달 진행된 연말 기자간담회에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국내 OTT 업체가 워낙 열악한 현 시점에선 경쟁력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며 "합심해 생존한 뒤 독과점 문제가 불거진다면 그때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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