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기로의 전환 사례 분석-BOK 이슈노트'
물가안정기 실패 국가, 기저효과 물가안정기로 오인…완화기조로 전환 대다수
주요국에서 치솟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안정화될 때까지 평균 3.2년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물가안정기로 진입하지 못한 국가를 보면 큰 폭의 인플레이션 이후 기술적으로 따라오는 기저효과를 물가안정기로 오인해 완화기조로 전환한 사례가 대다수였다. 우리나라도 2022년 6월 소비자물가(CPI)가 6.3% 치솟은 뒤 약 1.6년이 지났고, 여전히 기저효과가 남아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이슈노트: 물가안정기로의 전환사례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물가안정기에는 경제주체들이 현재의 물가, 또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합리적 무관심(rational inattention)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고인플레이션 시기, 물가 파급효과 커
경제주체들이 무관심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물가안정기 특정부분에서 물가가 급격히 오르더라도 파급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국의 인플레이션을 분석한 결과 고인플레이션 시기(5년 이동평균 CPI 5%) 특정부문의 물가인상이 순차적으로 영향을 주면서 전체 물가 인상으로 확대됐다. 반면 물가안정기에는 부분간 파급이 줄어들면서 고인플레이션 시기의 절반수준으로 축소됐다.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 파급효과는 기대인플레이션이 연결고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물가상승률에 대한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주관적인 전망을 말한다.
예컨대 특정부문의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근로자는 그 이상의 임금을 기업에 요구하고, 기업은 임금인상부문과 생산부문의 인상분을 반영해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올린다. 통상 기업들은 물가 하락시보다 상승시에 더 빠르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부분이 민감하게 작용해 파급효과가 확대된다는 분석이다.
◆ 韓 마지막단계 리스크 남아
이날 한국은행은 고인플레이션에서 물가안정기로 진입하지 못한 국가들은 대부분 마지막 단계(Last mile) 리스크에 대한 부주의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큰 폭의 인플레이션 충격 이후 기술적으로 따라오는 기저효과를 물가안정기로의 진입으로 오인해 성급하게 완화기조로 전환할 경우 물가안정기까지 장기간 소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2020년 7월 소비자물가가 6.3%까지 뛰어오른 뒤 둔화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둔화하는 시점이 1년 6개월이 지났고, 여전히 기저효과가 남아있는 상태다.
정성엽 통화정책국 정책분석팀 차장은 "한국의 경우 점차 인플레이션 지표가 낮아지는 모습이나 물가안정기 진입과 관련된 마지막 단계 리스크가 잔존한다"며 "따라서 일부 물가지표의 일시적 긍정 신호에 과도한 의미를 두지 않도록, 다양한 지표들의 추세적 움직임을 인내심을 갖고 종합적으로 분석·판단하는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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