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사기 고도화에 도용 우려도...소비자 주의 필요
매몰비용 증가에 카드업계 '고심'...관리에는 '소극적'
지난해 주요 카드사의 휴면카드가 150만장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4000장 이상의 카드가 장롱 속으로 들어간 셈이다. 휴면카드란 1년 이상 사용실적이 없는 신용카드를 의미한다. 휴면카드는 카드사의 매몰 비용 증가는 물론 금융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3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의 누적 휴면카드는 1388만3000장이다. 이를 은행 소속 카드사인 NH농협카드까지 확대하면 1591만장에 달한다. 같은해 1분기(1442만3000장) 대비 148만7000장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휴면카드가 늘어난 배경에는 지난 2019년 시행한 휴면카드 자동해지 제도 폐지가 자리 잡고 있다.
카드사 중 지난해 휴면카드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현대카드다. 지난해 4분기 현대카드의 휴면카드 수는 208만8000장이다. 같은해 1분기(184만장) 대비 24만8000장 증가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휴면카드를 양산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를 손꼽은 바 있다. 현대카드는 카드업계 내에서도 PLCC 마케팅이 활발한 편이다. 지난해 말 현대카드의 휴면카드 비중은 10.84%였다.
연간 휴면카드가 가장 낮게 증가한 곳은 하나카드다. 연간 6만2000장 상승하는 데 그쳤다. 아울러 카드업계에서는 유일하게 휴면카드 비중이 줄었다. 지난해 말 하나카드의 휴면카드 비중은 14.91%로 연초(15.29%) 대비 0.38%포인트(p) 감소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각 사별 신규 회원 모집 전략, 영업 규모 등에 따라 휴면카드 관리가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면서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소비트렌트 변화가 빨라지고 있어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휴면카드 정리 시스템 도입을 시사한 바 있다. 휴면카드가 늘어날수록 카드사의 매몰 비용이 증가할뿐더러 금융 범죄에 악용될 우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신용카드 출시를 위해 투입한 개발비와 인건비 등이 수포로 돌아가는 셈이다.
여전히 금융 범죄 악용 우려도 남아있다. 소비자가 방치하고 있는 만큼 도용 등의 피해를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금융 범죄 기법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애써 만들어 놓은 신용카드가 방치되면 분명 손해로 이어지는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휴면카드로 이어지는 상품의 성격 등을 파악해 다음 상품 개발에 참고할 수 있는 만큼 득과 실이 모두 존재한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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