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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수 교수의 라이프롱 디자인] AI가 있는데 공부는 왜 하나요?

임경수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교수/성인학습지원센터장

멀지 않아 이런 말을 자주 들을 것 같다. "인공지능이 있는데 학습은 왜 해?"

 

벌써부터 챗GPT에게 리포트 작성을 시켜서 A학점은 거뜬히 맞았다는 학생들의 이야기가 낯설지 않다. 공들여 학습해 본들, 인공지능(AI)이 부지불식간에 적어내는 리포트가 훨씬 종합적인 것처럼 보인다.

 

인터넷을 검색하고, 데이터를 다운받고, 논문을 읽고, 이런 것들을 종합하여 개념을 정리하고, 그러고는 글을 써야 하는 고군분투의 학습과정이 없어도 챗GPT에게 몇 줄로 된 프롬프트를 작성하기만 하면 기·승·전·결로 이루어진 깔끔한 보고서가 나온다니 말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학습은 인간의 고유한 전유물로 알려졌다. 간혹 인간지능을 가진 말이나 원숭이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금방 허상이 들통났다. 대표적으로 20세기 초반의 독일에는 '영리한 한스'라는 말이 있었다. 수학교사인 주인이 꾸준히 수학공부를 시켰고, 사람들 앞에서 곱셈 문제를 척척 맞추어 동물도 학습능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그러나 한스의 능력은 인간적 학습이 아니라 동물적 반응임이 드러났다. 곱셈 문제를 제시하는 주인의 몸짓과 표정에 뛰어나게 반응한 것일 뿐이었다. 파블로프의 개 실험(행동이론), 퀠러의 원숭이 실험(통찰이론) 등 수많은 학습실험이 있었지만 모두 동물의 행동 변화를 측정한 것이었다. 이론상으로 학습은 행동의 변화를 의미하지만 행동의 변화가 곧 학습은 아닌 것이다.

 

드디어 10만 년에 이르는 현생인류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비인간의 학습이 일어나고 있다. 인간의 외부에서도 얼마든지 학습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인간의 뇌 밖에서, 그러니까 기계 안에서 인지와 사고 작용이 이루어지고, 인간은 기계의 학습 결과를 빌려오면 되는 것이다. '나는 기계 안에 내 지식을 저장하고, 언제든지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인간의 모든 학습 영역을 인공지능에게 맡기면 되는 것인가? 정보를 알기 위해서 학습한다면야 편하게 인공지능에 맡기면 된다. 디지털 비트를 이용하니 전광석화처럼 빠르고, 여기저기 연관 정보들을 짜맞춰 주니 편할 수밖에.

 

그러나 학습은 알기 위함만이 아니다.

 

학습은 인간 속에 감춰진 보물로 불린다. 감춰진 보물(The Treasure Within)은 여기저기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데, 가장 빛나는 곳 중에 하나가 함께 살기 위함이다. 함께 살기 위한 학습(Learning to live together)은 커뮤니케이션, 갈등 해결, 문화적 민감성, 다중 언어 등의 영역에서 빛난다.

 

다음으로 존재를 위한 학습(learning to be)은 비판적 사고, 감성지능, 자기 효능감과 같은 만만치 않은 학습 영역을 맡는다. 학습 영역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실천하기 위한 학습(learning to do)은 지식을 적용하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든다. 인공지능이 탄생한 것도 끊임없이 실천하기 위한 학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학습을 위한 학습(learning to learn)은 인공지능 때문에 앞으로 더욱 빛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을 다루기 위해서는 보다 아카데믹한 문해와 이해력, 연구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임경수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교수/성인학습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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