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 드리운 실적부진 악재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국내외 부동산 부실 확대로 인해 관련 충당금을 대거 적립한 데 따른 여파다. 특히 해외 부동산 시장 리스크가 아직 상존하고 있어 당분간 실적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잠정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 10곳 중 6곳이 지난해 4분기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나증권은 2529억원의 순손실로, 가장 큰 손실액을 기록했다. 이어 키움증권(-1892억원), 미래에셋증권(-1580억원), 신한투자증권(-1225억원), 한국투자증권(-258억원), 삼성증권(-72억원) 순이다.
증권사들이 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위기감이 고조되자 금융당국이 사업장 재평가와 보수적인 시나리오에 기반한 충당금 추가 적립 등을 적극적으로 유도한 결과로 분석된다.
일부 증권사들은 연간 순이익도 역성장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298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57.8% 감소했다. 하나증권은 267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1009억원의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75.5% 급감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연결 기준 작년 당기순이익이 5974억원으로 1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으나,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 100% 자회사와 해외 법인들을 제외하는 별도 기준을 적용하면 오히려 작년 순이익은 2953억원으로 전년 대비 28.6% 감소했다.
증권사들은 이번 공시에서 구체적인 충당금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대다수 증권사가 4분기에만 1000억원 이상씩을 적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충당금 적립과 투자목적자산에 대한 평가손실 및 손상차손으로 4900억원의 비용을 인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 4분기에만 태영건설을 포함한 부동산 PF 충당금이 약 10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손상차손과 충당금을 2000억원, 삼성증권은 국내 부동산 PF 관련 비용을 2000억원가량 적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은 4300억원가량의 영풍제지 미수금과 함께 국내 부동산PF 및 해외 부동산 평가손실로 640억원을 반영했다. 하나증권 또한 부동산 PF 및 해외 부동산 관련 손실 3874억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해외 부동산 관련 손실 부담이 올해도 증권사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25개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총액은 14조4000억원 규모다. 투자 형태별로는 부동산펀드 및 리츠·지분투자 형태가 8조7000억원 규모로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6조6000억원, 유럽 지역이 5조4000억원 수준이었다. 특히 증권사들은 해외 부동산펀드(8조3000억원) 중 절반 이상인 4조6000억원 규모를 손실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40%가량인 1조8000억원어치를 지난해 9월 말 기준 평가손실로 반영했으나 올해 나머지 약 3조6000억원에서 추가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예리 나신평 선임연구원은 "임차 수요 감소와 고금리 기조 지속이 해외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한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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