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가 국내 증권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증권업 목표주가를 상향시키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수혜 기대감만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소속 애널리스트들은 이달 들어서 미래에셋·NH투자·삼성·키움·대신증권 등 주요 증권사에 대한 목표주가 상향 리포트를 30개 이상 발표했다. 해외 부동산 불황이 지속되면서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지난해 4분기에도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애널리스트들의 투자의견은 '긍정적'으로 흐르면서 역행하는 모습이다. 정부 주도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예고되면서 증권사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높은 배당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근거로 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수익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순손실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하나증권으로 256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어 ▲키움증권(-1892억원) ▲미래에셋증권(-1580억원) ▲신한투자증권(-1255억원) ▲한국투자증권(-258억원) ▲삼성증권(-72억원) 순이다. 이에 대해 한국신용평가는 "2018~2020년 투자가 이뤄진 해외부동산 익스포져(위험노출액) 손실인식 사례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특히 6개 대형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는 전체의 75%를 차지해 지난해 실적에 있어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주요 6개 증권사의 해외부동산 익스포저는 증권사의 해외부동산 익스포저인 약 13조원의 75%에 해당한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주요 증권사에 대한 목표가를 줄상향하며 '긍정적'인 리포트를 제시하고 있다. 순손실을 발생시키고 있는 부동산PF 리스크가 현존하고 있지만,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주주환원 정책만 강조한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증권사, 기업끼리도 서로서로 암묵적으로 공생하는 특수한 관계이기 때문에 매도 리포트를 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눈치는 보는 관계"라며 "증권사들의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이 17%까지 기록하는 등 굉장히 높았던 점을 고려했을 때, 실적적인 부분에서 좋은 상황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외부동산 익스포저 충당금 적립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올해 상반기도 증권사들의 실적 안전 구간은 아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4분기 해외부동산 관련 손실을 추가로 인식했으나, 임차수요 감소와 고금리 기조의 지속이 해외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에 대한 추가손실발생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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