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월 14일은 초콜릿을 선물하는 '밸런타인 데이'다. 그로부터 정확히 한달 뒤 3월 14일은 '화이트 데이'다. 화이트 데이는 약 40년전 밸런타인 데이에서 파생됐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밸런타인 데이에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로 정착했고, 한 달 뒤 화이트 데이에는 반대로 남성이 여성에게 흰색의 화이트 초콜릿 또는 마시멜로우를 주는 날로 자리 잡았다.
초콜릿의 종류는 예상했던 것보다 많다. 얇고 손바닥 만한 크기의 판초콜릿에서부터 손의 체온으로 녹지 않도록 대체유지를 사용하여 융점을 높인 새알모양의 초콜릿, 초콜릿 안에 위스키 등 술을 넣은 술 초콜릿까지 모양과 풍미가 다양하다.
저가의 갑싼 초콜릿은 원가 논리로 자동화된 공장에서 가공처리된 일반적인 카카오 빈으로 만들고, 최소량의 코코아 고형분과 코코아 버터를 사용하고 반대로 설탕과 대체유지 고형분 함량이 많이 들어 있다.
값비싼 고급 초콜릿은 우수한 풍미를 지닌 카카오 빈을 선별하여 사용함으로써 저가의 초콜릿보다 훨씬 많은 양의 코코아 고형분과 코코아 버터를 함유한다.
다크 초콜릿은 코코아 고형분, 코코아버터, 소량의 설탕을 함유하지만 분유는 사용하지 않는다. 다크 초콜릿은 설탕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쓴 맛부터 단것까지 비터스위트(bittersweet), 세미스위트(semisweet)등 다양하다.
일부 제조업체에서는 프리미엄 초콜릿에 카카오 빈 비율을 표시하기도 하는데, 70% 초콜릿은 중량 기준으로 코코아 버터와 코코아 고형분의 비율이 70%, 설탕이 30%라는 뜻이며, 62% 초콜릿은 38% 정도가 설탕이다.
물론 유화제로서 소량의 레시틴과 바닐라 향도 들어 있다. 코코아 고형분의 비율이 높을수록 쓴맛과 떫은맛을 포함하는 초콜릿의 풍미가 더 강해진다.
밀크 초콜릿은 가장 보편적인 형태의 초콜릿으로 맛도 가장 마일드하다. 밀크 초콜릿에는 분유와 설탕함량이 많이 들어가는데, 분유와 설탕 함량이 코코아 고형분과 코코아 버터함량보다 훨씬 많다. 상대적으로 낮은 코코아 버터 비율 덕분에 밀크 초콜릿은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에 비해 말랑 말랑하며 똑똑 부러지는 성질이 약하다.
쿠베르튀르(couverture, '덮다'라는 의미의 프랑스어) 초콜릿은 얇고 섬세한 초콜릿 코팅을 형성하기 좋게끔 녹였을 때 쉽게 흐르도록 배합된 짙은 색 또는 밀크 초콜릿이다. 코코아 및 설탕 입자들이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갖도록 코코아 버터를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많이 첨가한다. 대부분의 쿠베르튀르 초콜릿은 지방 비중이 31~38%다. 화이트 초콜릿은 코코아 입자가 전혀 들어 있지 않아서 초콜릿 풍미는 전혀 없거나 미약하다.
화이트 초콜릿은 1930년 무렵에 발명되었으며, 정제 및 이취를 제거한 코코아 버터·분유·설탕 혼합물로써 일반적인 초콜릿과 색깔 대비를 이루어 장식적인 면에서 가치가 있다.
일부 제조업체에서는 원두, 즉 볶은 카카오 빈의 작은 조각들을 별도로 포장해서 판매하고 있는데, 이것들은 강한 풍미를 지닌 바삭바삭한 입자들을 제공한다.
초콜릿이 발명된 유럽에서는 신선한 우유를 분무 건조한 전유 파우더로 밀크 초콜릿을 만든다. 영국에서는 액상의 우유와 설탕을 섞고, 이 혼합물을 고형분 90%까지 농축하고, 이것을 초콜릿 리큐어와 섞은 다음 초콜릿 부스러기(chocolate crumb)라고 부르는 재료로 건조해서 마무리한다. 분유와 설탕은 농축과 건조를 거치는 동안 갈변반응을 겪으면서 밀크 맛과 캐러멜화 맛을 생성한다. 초콜릿의 주원료는 코코넛이다.
카카오 빈을 분쇄한 미세한 입자는 초콜릿의 풍미와 색깔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다. 코코아 분말은 강한 초콜릿 맛을 갖고 pH 5 정도의 산성을 나타낸다.
코코넛은 견과류 가운데 크기가 가장 크다. 코코넛은 코코스 누키페라(Cocos nucifera)의 열매다. 야자나무처럼 30m 높이까지 자란다. 주요 생산국은 필리핀·인도·인도네시아다.
코코넛이라는 단어는 '마귀' 또는 '원숭이'를 뜻하는 포르투갈어 coco에서 유래되었다. 견과 꼭지 부분의 얼룩 반점이 신기하게도 사람 얼굴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코코넛 열매 전체는 1~2㎏ 정도이며, 그 중 1/4은 과육, 15퍼센트는 수분이다. 코코넛의 독특한 단맛과 향은 락톤이라는 포화지방산의 휘발성물질이다. 복숭아의 맛도 락톤에 기인한다.
한편, 볶으면 그보다 보편적인 견과향이 생성된다. 초콜릿의 최적 보관온도는 15~18℃이며, 코코아버터 지방이 녹았다 재결정화되지 않도록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어야 한다. 간혹 보관중인 초콜릿 표면에 곰팡이나 가루처럼 보이는 흰색 더께가 생길 때가 있다. 이것을 '팻블룸(fat bloom)'이라고 하는데, 불안정한 코코아 지방결정에서 녹아 나온 코코아가 표면으로 이동해 새로운 지방 결정을 형성한 것으로 먹기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통상적으로 팻 블룸은 처음에 적절한 탬퍼링(tempering)을 하면 방지된다. 탬퍼링은 콘칭(conching)한 초콜릿 리큐어(chocolate liquor)를 데우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초콜릿 표면에 매끈한 질감과 윤기를 부여하는 공정이다.
또 약간의 정제 버터를 녹은 버터에 첨가해 주면 팻 블룸의 발생을 지연할 수 있는데, 이것은 정제버터가 지방 혼합물을 더 무작위로 만들어 결정 형성을 지연하기 때문이다. 고급 초콜릿은 기름진 음식을 먹은 후에 입에 넣으면 특이하면서도 상쾌한 느낌을 준다. 이는 초콜릿이 녹으면서 입안을 식혀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초콜릿의 안정된 지방결정이 체온 부근의 온도대에서 녹기 때문이다. 고체에서 액체로의 상(phase) 변화는 입안의 열에너지를 대부분 흡수해서 시원한 느낌이 나게 된다. 코코넛 지방은 거의 90%가 포화지방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과다한 섭취는 과유불급(過猶不及)임을 인지하기 바란다. /연윤열 (재)전남바이오진흥원 식품산업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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