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바이오시밀러 상호교환성 제도를 삭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미국 의약품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들에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지난 11일(현지 시간) 총 7조3000억 달러 규모의 2025 회계연도 정부 예산 요구안을 공개했다. 특히 이번 예산 요구안에서 미국 복지부는 향후 10년간 2600억 달러의 의료비를 절감하기 위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약가 인하 및 바이오시밀러 상호교환성 제도 삭제를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바이오시밀러 상호교환성 제도는 미국에만 있는 제도로,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와 별도로 존재한다. 미국 식품의약국이 지난 2018년 바이오시밀러 활성화 계획과 2019년 바이오시밀러 상호교환성에 대한 지침을 실행하면서 의사 처방 없이도 약사가 임의로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체해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처방할 수 있게 한 제도다.
다만 미국 복지부는 이러한 제도로 인해 환자와 의료진에게 바이오시밀러 상호교환성을 획득한 제품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혼란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바이오협회도 "상호교환성을 인정받은 바이오시밀러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의 안전성 및 유효성에는 차이가 없으나 인식은 그렇지 않다"며 "미국 의료 현장에서 의사나 약사가 오리지널 의약품 대신 바이오시밀러를 처방할 때 '상호교환성'으로 지정된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부담을 덜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복지부는 공중보건서비스법의 섹션 351 조항을 개정해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허가된 모든 바이오시밀러가 상호교환성 지정 없이 오리지널의약품을 대체해 처방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정부는 바이오시밀러 대체 처방 규정이 변경될 경우, 안전하고 가격이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처방이 늘어남으로써 환자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사회적 의료비 부담 면에서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49개의 바이오시밀러가 미국 식품의약품의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이 중 10개가 바이오시밀러 상호교환성을 획득했다.
국내 기업 제품으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우비즈'가 처음으로 지난 2023년 10월 상호교환성을 인정받았다. '바이우비즈'는 안과 질환 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로, 앞서 지난 2021년 9월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에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 피부과 학회 연례 학술대회'를 통해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상호교환성 확인'을 위한 SB5 임상 4상 진행 결과를 발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SB5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지난 2023년 7월부터 미국에서 출시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강자 셀트리온도 상호교환성에 주력해 왔다.
셀트리온은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에 천식,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치료제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CT-P39'의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특히 상호교환성 바이오시밀러로 허가 절차를 진행함에 따라 승인 시 오리지널 제품과 대체 처방으로 빠른 시장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략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의약품 시장에서 상호교환성 지정이 미치는 영향은 지금까지 중요하게 여겨졌다"며 "제품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필수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호교환성 인증을 위한 추가적인 임상시험과 인증 절차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요구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러한 절차가 축소되거나 없어질 경우 국내 기업들은 다른 연구개발 활동이나 시장 확대 전략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해당 제도 삭제로 시장 접근성이 개선되면 가격 경쟁력이나 마케팅 등 새로운 대응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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