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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기동향

'기업대출' 늘린 은행, 기업부실로 건전성 악화 우려

#. 시작은 기업의 대출규모 확대였다. 대규모 투자를 위해 상당한 규모의 대출을 받은 기업들은 달러 빚까지 끌어와 투자를 감행했다. 수출 성장은 더디고, 글로벌 유동성은 고성장하는 미국에 몰리는 시기였다. 아슬아슬하게 쌓인 탑은 신흥국의 자본유출이 본격화되자 하나 둘씩 무너졌다. 굴지의 대기업은 파산했고, 한국의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탈하기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상승을 막기 위해 달러매도에 개입한 정부는 외환보유고로는 한계가 있자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1998년 외환위기의 서막이다.

 

/유토이미지

 

 

기업대출이 증가하고 있다. 경기회복이 더뎌지자 추가자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기업들의 연체율도 동반상승하고 있어 금융기관 부실 등 금융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금융협회가 발표한 세계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125.2%로 1년전(121.0%)과 비교해 4.2%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홍콩(258%)과 중국(166.5%), 싱가포르(130.6%)에 이어 4위다.

 

증가폭은 러시아(8.4%p·72.9→81.3%), 사우디아라비아(8.2%p·55.6→63.8%), 중국(7.7%p·155.8→166.5%), 인도(7.0%p·53.7→60.7%)에 이어 5위 수준이다.

 

GDP대비 기업부채 비율/국제금융협회

◆ 기업대출 연체율, 가계대출 보다 심각

 

문제는 늘어나는 기업대출 만큼 부실률도 상승하고 있는 것.

 

지난해 금융업 제외 전체 외부감사 기업 3만6425곳을 조사한 결과 완전자본 잠식 상태에 놓일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4255사(11.7%) 인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부실기업 3854곳에 비해 399곳(10.3%) 늘어난 수준이다. 자본잠식은 적자가 쌓이면서 투자했던 금액이 서서히 빠져나가는 것으로, 경기회복이 더뎌지면서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업의 부실은 금융기관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지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41%로 1년전(0.27%)과 비교해 0.14%p 상승했다. 가계대출이 같은 기간 0.24%에서 0.35%로 0.09%p 상승한 것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시중은행의 부실채권(NPL)도 늘었다. KB국민은행은 기업대출 중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2년 말 0.26%에서 지난해 말 0.42%로 0.16%p 상승했다. 하나은행도 같은기간 0.24%에서 0.29%로 올랐다.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부실채권을 말한다.

 

기업대출 연체율 추이/한국은행

◆ 은행 실적, '리스크 관리'가 관건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금융기관의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부동산 경기부진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 리스크(위험)가 커지고 있는 데다 소비부진이 심화되며,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규모 기업들을 중심으로 부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18일 "기업대출의 경우 금리상승기 이전에 규모가 늘어난 부동산 PF 등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금융기관들이 부실채권 매각을 통해 연체율 상승세를 제약할 수는 있겠지만 향후 부동산시장의 하방 리스크을 감안하면 연체율의 추가적 상승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지면 소비부진이 지속돼 소상공인 등을 중심으로 부실이 확대될 수 있다"고 했다.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규제에 따라 올해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리스크 관리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며 반사효과로 기업대출을 확대할 수 있었지만, 연초부터 회사채 시장 강세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기업대출을 늘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경기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올해 실적은 대출 성장보다 연체율 등 부실을 얼마나 잘 방어하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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