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가 1000억원 규모의 쇼핑 보조금에 100만원 쿠폰 혜택 등 막대한 자금력을 투자하고, 인플루언서 광고를 확대하는 등 국내 소비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는 한국에서 자리매김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경계하는 분위기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18일부터 한국 상품 전문관인 '케이베뉴(K-venue)' 고객들을 대상으로 1000억원 상당의 쇼핑 보조금을 지원하는 '1000억 페스타' 행사를 시작했다.
1000억 페스타는 알리익스프레스 창립 기념일에 맞춰 진행되는 행사다. 총 1000억원 상당의 쇼핑 보조금을 케이베뉴 상품 중 소비자 반응이 좋고 판매량이 높은 상품에 적용해 할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같은 날부터 오는 27일까지 10억원 상당의 케이베뉴 전용 쿠폰을 제공하는 '10억 팡팡 프로모션'도 마련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해당 프로모션은 화면에 나타난 볼을 터치하면 무작위로 1350원, 1만원, 10만원, 30만원, 100만원 등 한국 상품에 쓸 수 있는 크레딧 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ID당 1회 시도할 수 있고, 모든 참가자에게 쿠폰을 제공했다.
실제 10억 팡팡 프로모션은 행사 첫날에만 17만 명 이상이 몰려 조기 종료됐다.
알리 측은 " 참여만 하면 쿠폰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참가자가 몰려 준비한 쿠폰 17만7000여장이 행사 첫날인 18일 모두 동이 났다"며 "이는 국내 중소 판매자들의 판로 개척에도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00만원 쿠폰을 받은 소비자들의 인증사진이 잇달아 게시되고 있다.
행사 첫날에는 계란, 바나나, 딸기, 한우 등의 신선식품이 1000원에 판매돼 10초 만에 전 상품이 완판되는 등의 뜨거운 반응을 이어갔다. 남은 기간 동안 진행되는 타임 세일에는 CJ의 알리반점 세트 및 햇반, 수세미 물티슈 등의 생필품 특별 세일을 진행한다.
지난 23일까지는 딸기, 게이밍 모니터, 블루투스 이어폰 등이 가장 높은 판매율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100만원짜리 할인 쿠폰을 뿌렸다는 점에서 업계는 놀란 눈치"라며 "막대한 자본력 투자뿐만 아니라 최저가, 신선식품까지 넘나들면서 알리의 영향력은 나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국내 이커머스 관련 유통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애니버서리 세일' 기간에 맞춰 인플루언서 광고를 대폭 확대하고 나섰다.
MZ 세대 사이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들의 실생활을 통해 알리익스프레스를 홍보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직접 제품을 구매·사용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며 신뢰도를 쌓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가품, 품질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전미영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요즘 소비자들은 가격뿐 아니라 품질, 만족도 등 자신의 복지를 향상시킬 수 있는 소비를 지향한다"며 "알리익스프레스가 단지 저렴한 가격 만을 전략으로 내세운다면 소비자들이 호기심에 한두번은 써볼 수 있겠지만, 품질이나 안정감에 대한 불신이 생긴다면 결국 돌아서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알리가 막대한 자본 투자와 인플루언서 광고 효과 등으로 반짝 효과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충성 고객을 만들기는 어려운 것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 소비자는 보수적인 측면이 있다. 젊은 층에서 알리가 반짝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긴장을 늦추지 말하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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