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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수 교수의 라이프롱 디자인] 다양성과 함께 춤을

임경수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교수/성인학습지원센터장

단순함을 즐기는 건 이제 포기해야 겠다. 글 좀 쓰려고 하면 스크린에 문자가 번쩍 뜨면서 눈길을 훔쳐간다. 누군가와 모처럼 얘기 좀 나누려 하면 스마트폰이 아우성을 치며 테이블을 흔들어 놓는다.

 

어디 그 뿐인가? 그 동안 묵혀둔 일을 마무리하려치면 급하다고 새로운 일이 떨어진다. 이제 좀 익숙하고 편하다 싶으면 어느새 낯선 기술이 부상한다. 어디 한 곳에 정신을 담기가 좀처럼 어렵다.

 

단순함은 순진하고 단조롭다는 뜻을 넘어 낙관주의까지 연상시킨다. 버트란트 러셀이 그리스 철학을 위대하다고 한 대목이 거기에 있다. "그들은 세계를 이해하는 일을 실제보다 더 쉽게 생각했지만, 이러한 낙관주의가 없었던들 그들은 감히 시작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러셀의 서양철학사)이다.

 

수학과 연역추리 기술을 발견한 그리스인들은 그렇게 단순하고 우직한 사유를 즐겼다는데, 우리에겐 그런 단순함을 즐길 기회조차 없는 것 같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리스 시대와 같은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과거에 일어난 일의 현재는 기억일 뿐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의 현재는 바로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일이다. 참고로 미래에 일어날 일의 현재는 기대라고 아우구스티누스는 고백록에서 말했다.

 

그러니 당연히 우리는 눈 앞에 펼쳐지는 현재의 일에 빠져들 수밖에! 과거를 기억하는 게 그립고, 미래를 기대하는 게 즐겁더라도 우리의 내면은 현재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단순함을 향유하는 삶은 영원히 사라졌다. 왜냐하면 전화, 라디오, 비행기, 자동차가 산업화 문명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딱 100년 전에 평생교육자 에두아르드 린드만이 한 말이다. 현재로 따지면 모바일(스마트폰과 웨어러블기기), 전기자동차, 인공지능과 온갖 종류의 디지털 사이니지가 단순함을 깨트리는, 디지털 문명에 필수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린드만은 이렇게 혜안을 준다. "우리는 그 주변이 아닌 그 것과 함께 우리의 길을 만들어 나가야(린드만의 성인교육의 의미)"한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에 순응만 한다면 인간의 인격과 경험의 가치는 점점 더 퇴보하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단순함을 즐기는 건 처음부터 꿈도 꾸지 말라는 것이다. 오히려 새로운 문명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것들을 어떻게 조정해 나가야 할지를 배우라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기대하고 있는지 모른다. 순진하고 단조로운 것보다 다양성이 삶을 더 재미있게 만든다는 것을. 그렇게 재미있는 일에 참여하고 적극적인 것이 변화와 성장에 충분한 자극이 된다는 것을. 오늘부터 다양성과 함께 춤을 추어야겠다. /임경수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교수/성인학습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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