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 오히려 좋다. 조건이 좋다면 도전해 볼 수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지난 25일 이마트가 1993년 창립이래 31년 만에 전사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승진한 이후 첫 구조조정이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사내게시판을 통해 밴드 1·2·3 인력 중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이마트는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법정 퇴직금 외에 월 급여 기준 24개월치(기본급 40개월 이상)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생활지원금 2500만원과 전직지원금이 직급에 따라 10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지급하고 재취업 컨설팅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마트의 희망퇴직 배경에는 실적 악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마트의 연간 영업손실은 2011년 신세계그룹에서 인적 분할 된 이후 처음이다. 이마트의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27.4% 감소한 1880억원에 그쳤다. 매출 역시 전년 대비 2.1% 감소한 16조5500억원으로 나타났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이번 조치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전했다.
이마트는 폐점하는 점포의 직원들을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도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11번가에 따르면 회사 측은 오는 29일까지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11번가의 희망퇴직 신청은 지난해 말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희망퇴직 대상은 전 직원이다. 첫번째 희망퇴직 프로그램 신청자가 저조했던 영향 때문으로 보여진다.
이번 희망퇴직은 2차 넥스트 커리어(Next Career)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며, 희망퇴직이 확정되면 대상자는 3개월분의 급여를 받는다.
11번가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 차원에서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됐다"며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신청에 의해서만 희망퇴직이 이뤄지며, 권고사직은 진행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희망퇴직은 권고사직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돼있다. 현재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희망퇴직이 권고사직만큼 두려워 하는 단어다. 이에 희망퇴직에 대한 소식을 접하면 노조가 직접 움직이거나 내부직원들의 반발이 심하다.
실제 26일 한국노총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경영이 숙명인 용진이형"이라며 "'희망퇴직'은 정말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진행되고, 희망을 줘야 할 조건이 되야 하며, 그 이전에 이마트가 '희망'이 있는 회사 임을 고객들과 시장,사원들이 공감 할수 있도록 경영하길 우리 교섭대표 노조는 강력히 바란다"고 이마트를 향해 일침을 가했다.
희망퇴직의 주 대상인 3040세대는 실제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유통업계 종사자 김 모씨는 "실적악화와 경제가 불안해지면 기업이 가장 먼저 꺼내는 카드가 인건비 감축이다. 여기에 가장 많이 떠 낼 수 있는 세대가 바로 30세에서 40대 중반이다. 사회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하고 결혼, 출산 등을 거쳐 온 나이기 때문에 갑자기 희망퇴직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실제 가까운 주위에도 희망퇴직자가 있다. 두려운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MZ세대 직원 사이에서는 희망퇴직이 오히려 좋은 기회 일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좋은 조건의 희망퇴직은 본인 개발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것.
익명을 요청한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의 파격적인 희망퇴직 조건을 보고 놀랐다. 이처럼 좋은 조건의 희망퇴직은 오히려 다음 스텝을 위한 발판이 된다. 공부를 할 수도, 가고싶었던 기업 취업을 위한 자기개발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30년 넘게 한 회사만 다닌 직원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겠지만 요즘 세대들은 너무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는 않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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