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 방침에 반발해 집단행동 중인 의료계를 향해 "2000명 증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고 급격한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고 재차 밝혔다.
다만, "의료계가 증원 규모를 2000명에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갖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시해야 마땅하다"며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해 의료계의 합리적 근거를 전제로 의대 증원 방안 논의 여지를 열어뒀다.
윤 대통령은 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국민 생명 보호를 위한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과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배경 등에 대해 51분간 담화를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것은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2023년 11월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실패 이후 세 번째다.
윤 대통령이 증원 규모를 논의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정부가 고수해온 2000명 증원안이 산출되기까지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의사 증원 필요성에 대해 "현재 우리나라 의사 수가 부족한 현실은 상식을 가진 국민이라면 누구나 동의하실 것"이라며 "어떤 연구 방법론에 의하더라도 지금부터 10년 후인 2035년에는 자연 증감분을 고려하고도 최소 1만명 이상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결론은 동일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통계와 연구를 모두 검토하고, 현재는 물론 미래의 상황까지 꼼꼼하게 챙겼다"며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이고, 이를 결정하기까지 의사단체를 비롯한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고 했다.
의료계와 정치권 일각에서의 단계적·점진적 증원 주장에 대해서는 "애초에 점진적인 증원이 가능했다면 어째서 지난 27년 동안 어떤 정부도, 단 한 명의 증원도 하지 못한 것인지 묻고 싶다"며 "20년 후에 2만명 증원을 목표로 한다면, 지금부터 몇백명씩 단계적으로 증원한다면 마지막에는 1년에 4000명을 증원해야 한다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증원 규모에 대한 구체적 숫자를 제시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의료계는 이제 와 근거도 없이 350명, 500명, 1000명 등 중구난방으로 여러 숫자를 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의대 증원 등을 포함한 의료개혁을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불법 집단행동과는 타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27년 동안 반복한 실수를 또다시 되풀이할 수는 없다"며 "국민의 90%가 찬성하는 의사 증원과 의료개혁을 그 어떤 정권도 해내지 못했다. 역대 정부들이 9번 싸워 9번 모두 졌고, 의사들의 직역 카르텔은 갈수록 더욱 공고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정치적 득실을 따질 줄 몰라서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고통에 신음하는 모습을 오랫동안 보았기 때문"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걸린 문제를 어떻게 대통령이 유불리를 따지고 외면할 수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비판하면서도 현장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제대로 된 논리와 근거도 없이 힘으로 부딪혀서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려는 시도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불법 집단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합리적 제안과 근거를 가져와야 한다. 정부가 충분히 검토한 정당한 정책을 절차에 맞춰 진행하고 있는데 근거도 없이 힘의 논리로 중단하거나 멈출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독점적 권한을 무기로 의무는 내팽개친 채, 국민의 생명을 인질로 잡고 불법 집단행동을 벌인다면, 국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그 누구도 특권을 갖고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으며 그것이 국민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고 복귀를 요청했다.
또, 미복귀 전공의들을 향해 진행 중인 면허정지 행정처분에 대해서도 "모든 절차는 법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며 "전공의들은 통지서 송달을 거부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의료현장으로 돌아와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을 향해 "국민들의 불편을 조속히 해소해드리지 못해 대통령으로서 늘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하면서도 의료개혁에 대해 국민들의 지지를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은 용기가 필요한 때이다. 정책 추진과 성공의 동력은 결국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지지"라며 "국민 여러분과 정부가 손을 잡고 정당한 정책을 함께 추진해 나갈 때, 비로소 정책이 성공할 수 있고 그 혜택을 온 국민이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을 반드시 완수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지지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저와 정부는 더욱 자세를 낮추고 우리 사회의 약자와 국민 여러분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겠다. 작은 목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국민을 위한 일이라면 온 힘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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