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OTT가 쏘아올린 공이 국내 방송·제작사의 위기로 돌아왔다.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막대한 자본금을 투입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반면, 국내 제작사와 방송사들은 이들이 끌어올려놓은 제작비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3 방송 프로그램 외주제작 거래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방송사와 제작사는 제작비 내역 중 단가를 하향 조정할 필요성 있는 항목으로 '배우 출연료'를 지적했다.
최근 드라마 회당 제작비는 15~30억원 수준으로 2019년 드라마 회당 제작비 5~6억원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국내 방송사 중에는 SBS가 드라마 제작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회당 15억원이 최대치다.
이에 반해 넷플릭스 시리즈 회당 제작비는 30억원을 훌쩍 넘는다. 제작비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출연료다. 과거 회당 1억원 수준인 출연료가 크게는 8억원까지 상승하다보니 배우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늘어나는 제작비와 배우 출연료로 인해 기존 방송사와 제작사들의 상황은 점점 더 열악해지고 있다.
배우들의 높아진 출연료를 맞춰줄 수 없는데다 국내 방송 광고 시장까지 축소되면서 드라마 편성까지 줄어든 상황. 이에 방송 ·제작사에 투자가 줄어들고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연간 드라마 제작 건수는 2022년 141편에서 지난해 125편으로 역성장했다. 올해는 이보다 더 줄어들어 100편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드라마 제작이 줄면서 조연, 단역 배우들은 설 자리도 잃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향후 4년간 한국에 약 25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웨이브, 티빙, 왓챠 등 국내 OTT 중 이익을 내고 있는 곳이 전무한 상황에서 넷플릭스의 국내 투자 확대가 방송·제작사와 OTT 시장에 악순환을 가져온 것은 아닌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게다가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면 제작비의 110%를 주고, 지적재산권(IP)을 독점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제작비는 지급하되 향후 콘텐츠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모두 넷플릭스가 가져가는 식이다.
정부는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의 높아진 부담감에 대응 마련에 나섰다. 단순한 탁산공론이 아닌, 제작비와 출연료 급등 문제 등 업계 전체에 대한 심도 깊은 분석과 상황 진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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