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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철강/중공업

'75년 동맹 깨졌다' 고려아연, 영풍과 공동경영 청산 수순…활로찾아 각자도생

장형진 영풍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75년 동업관계를 유지해온 영풍그룹 공동경영이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고려아연과 최대주주 영풍의 경영권 갈등이 소송전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양사는 원료 공동 구매 계약 관계를 청산하는 등 독립경영 체제 구축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최근 영풍과 아연 등 주요 품목에 대해 원료 구매와 제품 판매 과정에서 공동계약을 체결해 왔지만 계약 만료에 맞춰 이를 종료할 방침이다. 고려아연은 영풍 측에 갱신 기한이 도래한 몇 건의 공동구매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고려아연과 영풍은 수십 년 전부터 20여건의 공동구매와 공동판매 계약을 맺고 1~2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올해 10여건, 내년과 후년에 총 10여건 등 만기가 도래하는 모든 계약에 대해 순차적으로 계약을 종료할 방침이다.

 

고려아연은 향후 원료구매와 제품판매 관련해 각 거래처와 개별적인 협상 및 계약을 통해 사업을 영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최근 비철금속시장은 경기 침체로 원료수급과 제품판매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으며, 대내외적인 불확실성과 경영환경 악화로 기업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어 실적 개선과 비용 절감을 위해 이번 조치를 단행했다는 게 고려아연 측의 설명이다.

 

또 고려아연은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안전 리스크로 인한 조업 차질과 생산량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고, 원료 구매의 불확실성으로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영풍과 함께 체결한 3자 공동계약으로 공급 감소에 따른 납품 차질 시 손해배상 위험이 존재하는 점도 이번 결정의 원인으로 꼽았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당사의 기업가치 제고와 실적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라며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고려아연은 경영상의 이유로 공동계약을 종료한다고 했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두 회사의 경영권 분쟁으로 촉발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영풍그룹은 1949년 고(故) 최기호·장병희 창업주가 공동 설립해 영풍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일가가, 고려아연은 최씨일가가 독립경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두 집안 사이에 고려아연 지분 매입 경쟁이 벌어진 데 이어 올해 고려아연 정기 주총에서 배당 정책과 정관 변경을 두고 두 회사 간 표대결이 벌어졌다. 최근엔 양사 협력의 상징이었던 서린상사 경영권을 놓고도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아울러 고려아연이 현대차그룹의 해외 계열사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신주를 발행한 것을 두고 영풍이 법원에 무효소송을 제기하면서 결국 두 집안 간의 갈등이 되돌릴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공동구매·공동영업 종료 외에도 영풍과의 관계 단절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려아연은 본사 소재지를 서울 강남구 영풍빌딩에서 종로구 그랑서울빌딩으로 옮겨 영풍과의 불편한 동거를 끝낼 예정이다. 4월말까지 사무실 인테리어 설계를 완료하고 7월까지 사무실 공사를 완료 후 고려아연 및 계열사의 모든 부서의 구성원을 이동시킨다는 계획이다.

 

한편 영풍 측은 지속적으로 고려아연의 지분을 매집하고 있다. 앞서 고려아연이 현대차, 한화 등 우군을 확보한데 따른 조치다.

 

장형진 영풍 고문의 아들인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대표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3일까지 총 다섯번에 걸쳐 고려아연 주식 9300주를 매입했으며, 장 고문의 아내인 김혜경 씨도 이달 400주를 매입했다.

 

고려아연의 최씨 일가도 지분 매입에 집중하고 있다.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장남인 최내현씨는 이달 4~5일 두 번에 걸쳐 총 1500주를 장내매수했으며,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의 모친 유중근 여사도 두 번에 걸쳐 1096주를 매입했다. 앞서 최 회장도 지난달 보통주 8727주를 매입하는 등 지난달에만 총 60억원어치를 확보하면서 개인 지분이 1.75%에서 1.82%로 늘어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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