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해소 숙제...충당금 순이익으로 전환하자
급격한 대출 문턱인상 없다...불법사금융 기승 우려
신용카드사가 대출 서비스로 이익이 증가했지만 웃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돈을 빌린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어서다.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은 탓에 순이익은 줄어드는 양상이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의 대출 이자 이익은 8115억원이다. 전년(5910억원) 대비 37.3% 증가했다. 액수로 살펴보면 연간 2200억원가량 더 벌었다. 카드론, 리볼빙 잔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카드 대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아울러 같은 2금융권인 저축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부과해야 하는 중저신용차주가 급전 마련을 위해 카드사를 찾는 '풍선효과'가 발생했다.
상환능력이 저조한 차주가 유입된 만큼 건전성 지표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카드사의 총채권 연체율은 0.42%포인트(p) 상승한 1.63%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카드대출채권 연체율이 연간 0.69%p 상승했다. 반면 신용판매채권 연체율은 0.21%p 상승에 그쳤다. 신용카드 대금을 갚지 못한 차주보다 카드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가 더 많다는 의미다.
카드업계에서 대출이자 이익이 가장 큰 곳은 신한카드다. 지난해 237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820억원)대비 30.39% 늘었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1.62%에서 0.11%p 오른 1.73%다. 업계에서는 하나카드와 우리카드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현대카드의 대출이자 이익은 38억57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89억9700만원 대비 57.1% 쪼그라들었다.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감소세다.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 대출 부문을 보수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0.1%p 낮아졌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0%대 연체율을 지켜내는 것에 성공했다.
올해 카드업계는 연체율 해소에 전념할 전망이다. 카드사들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09.9%다. 금융당국의 적립률 권고치가 100%인 점을 감안하면 안정성에 방점을 찍었다.
급격하게 대출 문턱을 높이지는 않을 방침이다. 중저신용차주의 대출 비중이 높은 만큼 대출 문턱 인상과 채권 회수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섣부른 긴축은 불법사금융 기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다. 이어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등 모니터링 능력을 키운 만큼 부실 우려도 낮아졌다는 입장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급전을 빌리기 힘든 차주의 비중이 높은 만큼 대출 문턱을 높이는 것은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며 "은행권의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경기 회복 시기 채권 회수에 전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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