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밸류업 수혜주로 주목받으면서 상승세를 보였던 은행주가 최근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여권의 총선 패배로 밸류업에 대한 기대가 떨어지고 있는 데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등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거시경제 불안이 커진 점이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은행주로 구성된 KRX 은행 지수는 한 달간 약 15% 빠졌다. KRX은행지수는 밸류업 기대로 인해 지난달 21일(866.67) 900선을 바라봤으나 이후 하락해 29일(798.30)에 800선이 붕괴됐고 총선 이후에도 추가로 내려 최근에는 750선 밑에서 움직이고 있다. 개별종목들도 약세를 보였다. 신한지주는 18.25% 떨어졌으며, KB금융은 17.19% 내렸다. 하나금융지주(15.78%), 우리금융지주(13.53%) 등도 크게 떨어졌다. 은행주의 약세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은행주를 사들이고 있다. 개인들은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신한지주와 KB금융을 각각 155억원, 153억원 순매수했으며 하나금융지주(125억원), 우리금융지주(12억원) 등을 매입했다.
은행주의 부진은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데다 1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는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배상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또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면서 강달러 현상이 나타난 점도 악재로 지목됐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예상치 상회로 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상승했다"며 "원·달러 환율과 KRX 은행 지수는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는데 원·달러 상승이 지속될 경우 외인의 매도 및 은행 자본비율이 하락할 수 있어 주가에 부정적이다"고 말했다.
특히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등 은행주를 둘러싼 여러 악재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은행주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란·이스라엘 전쟁의 확전으로 매크로 불안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주는 조정 국면이 좀 더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하락 폭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연초 이후 코스피 대비 초과 상승 폭이 여전히 크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증시 약세 분위기 속에서 조정 폭도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선 이후에도 국내 은행주를 본격적으로 매도하지 않고 있는 외국인들이 중동전의 확전과 관련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건"이라며 "궁극적으로 외국인의 매수 없이는 은행주의 의미 있는 상승을 기대하기는 다소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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