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소야대가 실현되면서 윤석열 정부가 밀고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밸류업 '큰손'이었던 외국인들의 증시 이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관련주들은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총선 이후 대표적인 저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 담긴 KRX은행, KRX증권 등의 지수가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수들은 총선 이후 19일까지 각각 6.16%, 6.46%씩 떨어졌다. 반면, 수출주인 현대차와 기아가 담긴 KRX자동차 지수는 총선 이후에도 밸류업과는 별개의 변수로 등락을 반복하면서 평균이 대체로 유지됐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총선 결과를 의식하면서 투심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정책의 모멘텀 상실은 불가피해 보인다. 5월 이후 밸류업 정책은 예정대로 이어지겠지만 주가를 부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밸류에이션이 받쳐주는 자동차, 배당수익률이 높은 은행주는 기댈 구석이 있어 조정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세 지수 모두 22일에는 KRX은행 6.13%, KRX증권 4.85%, KRX자동차 2.72%씩 오르면서 반등 기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연기금이 외국인 이탈의 빈자리를 채우면서 밸류업 수혜가 유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 때 밸류업 프로그램을 주도했던 수급은 외국인이었다"라며 "밸류업 관련주에서 외국인의 수급만큼 연기금의 매수세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7805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기관은 7886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들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환율 강세로 코스피가 조정을 받을 때, '셀 코리아' 태도를 보이기는 했지만 실적주에 대한 선호는 유지했다. 이에 따라 실적과 주주환원 기대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자동차주에 대한 선호는 큰 변동 없이 유지된 모습이다. 총선 직후인 11일부터 19일까지 외국인들은 현대차를 3조1744억원 가량 순매수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2번째로 많이 사들였다.
은행주 역시 높은 주주환원율에 힘입어 투자자들의 선호가 유지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다수의 금융사 경영진들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에 응하고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의 비례적 이익 보장과 물적 분할 제한에 따른 소액주주 보호 등은 여야간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초당적 어젠다로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은행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투심 변화는 여전히 주목된다. 1분기 밸류업 강세를 주도하며 3월 말까지 매수세를 유지하던 외국인들은 지난주 18일을 제외한 4거래일 모두 순매도세를 보였다. 특히 선물시장에서의 순매도세의 여파가 크다. 외국인은 지난 3일 이후 선물시장에서도 6조1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다만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음주 미국의 3월 개인소비지출(PCE, 4월 26일) 결과가 시장 예상치대로 둔화된다면 물가 및 통화정책 불안심리 진정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이는 채권금리, 달러화 하향안정, 외국인 선물 매수, 코스피 반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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